오랜만에 온 아이들이 '소래포구' 구경을 하자고 해서 점심때를 맞춰 나들이를 나섰다.
마침 썰물 때라 갯벌이 다 드러났는데 포구에도 속을 다 드러낸 생선들이 죽 늘어섰다.
그 풍경을 보니 빈 뱃속에서 쪼르륵 소리가 들린다.
얼마 전만해도 난장판이었던 바닷가 통로가 확 바뀌었다.
개인 물건들이 여기저기 보이지만 옛 풍경에 비해 한결 보기가 좋다.
선착장에서 바라본 방금 지나온 어시장 해변길.
선착장에서 사진 한 장. 십 수 년 만에 오는 수능추위라고 방송했지만
바람만 세지 추운 느낌은 없다.
어시장 안으로 들어섰다. 한 무리 손님이 지나간 다음의 모습이다.
어시장 밖이 깨끗해 놀랐는데 그 안도 보기가 좋다.
숭어만한 블랙 타이거 새우. 이 놈 때문에 새우를 먹기로 했다.
새우. 꽃게를 각 이 킬로를 사서 가겟집 뒤편의 요릿집으로 들어갔다.
소래포구 요릿집 풍경. 밖에서 볼 땐 마냥 한가하지만 그 속은 별세계다.
꽉 찬 사람들이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지지고 볶고 마시고 떠드는데
밥상 아래서 풍겨오는 발 고린내까지 그 풍경이 기괴하다.
이 맛에 이곳에 온다지만 오늘은 아이가 있어 그런지 맘이 당최 편치 않은데
이미 손녀딸은 반정신이 나갔다.
에라이 모르겠다. 전쟁터 같은 그 속에서 생선구이까지 배터지게 먹고는
집에 가서 또 먹자며 게장까지 사서 꾸렸으니 사람 식욕의 끝은 도대체 어디인가.
'소래포구' 어귀에서 빛깔로 냄새로 손님들을 유혹하는 삐끼들.
간혹 이곳에 와서 바가지 쓰고 욕하는 사람도 있지만
'소래포구'는 언제나 우리 고향 같은 정다운 곳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