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V카는 '카주라호'를 떠나 '잔시역'으로 달린다.
달리는 차창으로 보이는 길가 풍경이 어느 마을을 지나나 다 장날 같다.
한낮 거리에는 자동차는 물론이고 트랙터, 락샤, 자전거, 검은 소, 흰 소가 어울려 다니는데
보는 사람도 정신이 없다.
인도에서 오랜만에 본 줄에 매인 물소한마리. 인도인들이 소를 숭상하지만 물소는 예외란다.
따라서 유람하는 소에 비해서 생김새가 비교적 깨끗하나 어딘가 우울하게 보인다.
'잔시' 역전 풍경. 이곳에서 '아그라'행 3시 기차를 탔다. 역 광장에서 서성거리는 소가 눈길을 끈다.
누구를 마중 나온 건지 아니면 약속이 있는지 아니면 자기도 떠나고 싶은 마음인지
역에서 만난 소는 길가의 소와 또 다른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역 안에도 소는 있었다. 기차가 오면 어떡하려는지 아예 철로로 내려가 어슬렁거린다.
주변이 지저분하니 소의 몰골도 말이 아니다.
육교 아래 틈새에는 쥐도 있다. 카메라를 보더니 꼼짝 않고 기다리네.
가이드가 하는 말이 인도 서부 쪽에는 쥐를 모시는 사원이 있는데
쥐와 같이 먹고 자고하면서 지내는 스님들까지 있어 관광객 대박이 났다고도 한다.
하기는 쥐도 동물이니 인도에서는 그럴 자격이 충분하기는 하다.
'아그라'에서 가장 유명한 '타지마할' 입구. 안개가 몹시 짙어 멀리는 잘 안 보인다.
우울한 마음으로 발길을 옮기는데 개 한 마리가 개 같은 표정으로 옆을 지난다.
개도 타지마할 관광을 왔나.
'아그라' 시내 길가에 어디론가 부지런히 걸어가는 소를 만났다.
날렵한 발걸음으로 바쁘게 걷는다. 드디어 소가 사람같이 보이기 시작했다.
하도 신기해서 카메라를 들이대니 잠시 길을 멈춘다.
잠시 눈을 마주치는데 모습만 달랐지 영락없는 사람이다.
몸을 닦지 않아서인지 지저분하고 냄새가 심하지만 생김새가 훌륭하다.
“어디서 온 뉘신가?”
검둥 소가 지나가고 나서 바로 당나귀가 지나간다.
벽돌을 한 짐 지고 힘겹게 걷는데 불쌍해서 혼났다.
당나귀는 자기 몸무게의 20배 짐을 질 수 있다고 어디선가 들을 기억이 나지만
펑펑 노는 소들을 보자니 나귀가 너무도 불쌍해 보였다.
'아그라' 시내, 잠시 정차 중 차창으로 본 풍경 하나.
너리 먹은 개와 과일 노점 상인이 서로 눈을 맞추고 있다.
잠시 뒤 사람은 빵조각을 던져 주었고 개는 먹고 자리를 떴다.
'타지마할' 남동쪽에 있는 '아그라성'에서 본 다람쥐 한마리.
나무를 거꾸로 타고 있다. 거꾸로 간 인생 '샤자한'이 아닌지 모르겠다.
'아그라성'은 '타지마할'을 완성하고 나서 결국 아들에게 쫓겨난 '샤자한'이 유폐된 곳이다.
높이 올라간 사람일수록 내려오기가 더 힘들다.
송아지도 아닌 것이 그렇다고 소도 아닌 것이 딱 우리 아이들 모습이다.
거리를 겅중겅중 걷는 모습을 보자니 방황하는 청소년이 문득 생각났고
그때가 잠시 그리웠다.
'아그라성'을 떠나며 공원에서 찍은 사진.
뒷모습이 말인지 소인지 구분이 안 되는 송아지 한마리.
소가 살이 빠지면 말이 되나 싶지만 인도에서는 적어도 길거리 말은 못 봤다.
인도 마지막 여행지인 자이푸르 ‘물의 궁전’ 앞에서 만난 산돼지들.
떼거리로 달려가는데 아깝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그랬다.
돼지 떼가 지나가고 잠시 뒤 엄마 돼지가 힘든 모습으로 혼자 간다.
자식들을 다 보내고 헉헉거리며 뒤를 쫓는 모습이다.
과연 돼지나 사람이나 늙으면 죽게 마련인가.
아침 햇살을 받으며 산만한 코끼리가 출근 한다.
여기서 약 4Km가량 떨어진 '암배르성'에 근무하는 분이란다.
유유자적 대로를 걷는 코끼리가 유난히 거대하다.
북부에서 볼 수 있는 코끼리들 고향은 모두 인도 남부란다.
다시는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는 커다란 몸뚱이가 더 무거워 보여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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