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는 적어도 짐승과 사람이 대체로 평등하다.
내게 계란 반쪽을 얻어먹은 검둥 강아지다.
델리 기차역에서 바라나시행 야간 침대열차를 기다리다 만났다.
사람들이 바글거리는 대기실 여기저기를 아무런 거리낌 없이 어슬렁거리던 이분,
작은 체구였지만 많은 사람 속에서 하나의 구성원으로 자리를 잡고 있었다.
말 없고 잘 생기고 얌전하고 매너 좋은 분이었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고양이가 적어도 '델리'에서는 보기가 어렵다.
여행 첫날 길거리 지붕 위에서 한 번 만난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아마 유난히 깨끗하고 간섭을 싫어하는 고양이 습성이
이곳과는 잘 맞지 않아 그런 가 혼자 생각했다.
'델리 꾸뜹 유적군'에서 만난 다람쥐.
사람 무서워하기에는 제일가는 요 분께서 어찌나 재롱을 떠는지
한참이나 사진을 찍어댔다. 따로 주는 것도 없는데 내 주위를 맴돈 다람쥐 한 마리.
전생에 나와는 무슨 인연이었을까.
야간 침대 열차를 타고 10여 시간, 자는 둥 마는 둥 하면서 드디어 바라나시에 도착했다.
이름에 비해 작은 역이었지만 내리는 사람은 엄청나게 많았다.
큰 가방을 하나씩 끌고 역을 나서는데 멀쩡한 젊은이들이 물끄러미 우리를 바라본다.
이틀 만에 전해오는 인도의 느낌. 무관심.
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 인도에는 세 가지 종류의 소가 있단다.
일하는 소, 젖 짜는 소, 길거리 소.
길거리 소들은 대부분 쓰레기를 뒤지고 다니지만
가게를 기웃거리다가 주인장이 주는 먹이를 간혹 얻어먹기도 한단다.
멋있게 생긴 뿔을 가진 소가 유니콘 옆을 지난다.
매끈한 대나무와 소뿔, 그리고 간판이 잘 어울렸다.
인도 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니 없는 흔한 아니 드문 풍경이 되겠다.
이른 아침 갠지스 강 화장터를 보고 호텔로 돌아가는 골목길.
미로골목이라고 이름 붙은 이 길에서는 한글로 쓴 간판들을 가끔 볼 수 있다.
인도에 오는 관광객 1위가 우리나라 사람들이라고 한다.
인도는 한국인을 끌어당기는 묘한 매력이 있다.
북부 인도 1월 날씨는 쌀쌀하다. 안개가 아침저녁으로 찐하게 내리고 비도 간혹 내린다.
아침을 먹고 길거리를 소처럼 어슬렁거리다 찍은 풍경으로
쓰레기를 주워 모아 추위를 녹이는 아이들 옆에서
소 한 마리가 나름 아침식사를 하고 있었다.
'바라나시'에서 '갠지스강'을 보고
다음 코스인 '카주라호'로 향하다가 만남 염소.
목에 방울과 줄을 같이 달고 떡 폼을 잡았다.
인도에서는 짐승들과 사람은 서로 무서워하지 않는다.
염소 뒤에서 개 한 마리가 요가를 한다.
요가는 복식호흡만 빼고 보면 스트레칭과 별반 다르지 않다.
요가를 해서 그런지 개의 몸매와 피부가 늘씬 매끈하다.
인도를 자동차로 다니다 보면 주 경계에서는 늘 차량검사를 한다.
세금을 제대로 내고 다니는지, 면허는 정상인지 대충 이런 것들을 확인한단다.
차를 길가에 대충 세우고는 오두막 같은 검사소에 가서 확인을 받아 오는데
수많은 트럭들이 갓길에 차를 세우니 주변은 완전 아수라장이다.
그런 속에서 야윈 강아지 한마리가 식사 중이다.
저 몸으로 이런 곳에서 살아가는 생명이 경외로웠다.
'카주라호 사원'에 사는 긴꼬리원숭이.
이곳에는 10여개 사원이 있는데 유독 이곳에만 바글거린다.
가까이 가면 잡아먹힌다고 할 정도로 사납다고 하지만 아마 가이드 쪽 얘기이겠다.
이 지역에는 탑 모양의 독립된 사원들이 80여 개가 넘게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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