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산에 오른 기운에 이번에는 한강으로 자전거를 끌고 나갔다.
한겨울 자전거 타기는 미친 짓이나 오늘 같은 날은 예외다. ‘굴포천’에 갈매기가 잔뜩 내려앉았다.
갈매기는 인천 앞바다에서 그렇게 늘 사는 텃새인줄 알았더니만
인터넷에 물어보니 갈매기들 대부분은 철새란다.
그러니까 이 분들은 시베리아에서 온 ‘재갈매기’다.
새 구경하며 열심히 여의도까지 달렸다. 더 가고 싶은데 어째 몸이 말을 안 듣는다.
여의도에서 유턴하며 잠시 쉬었다. 여의도공원 앞에서 본 '밤섬'의 상고대.
그리고 무지하게 많은 민물가마우지들.
강 너머 대한민국 최초의 화력 발전소 ‘당인리 발전소’ 굴뚝에선
여전한 흰 수증기가 바람의 방향을 알리고 있다. 돌아가는 길은 맞바람이다.
뒤돌아 본 한겨울 여의도 공원의 한강변.
뭐 이것저것 많이 만들어 놓았지만 나무가 없으니 늘 봐도 삭막하다.
하지만 한강은 언제나 항상 볼 만 하다.
‘민물가마우지’가 저 혼자 즐거운데 ‘빠가사리’를 어떻게 잡았는지 저리 갖고 놀다가
그냥 입에 넣어버린다. 헉.
굵은 그 ‘빠가사리’ 가시는 어떻게 되는 건지 내 속이 괜히 이상하다.
오늘 기온이 많이 올라 그런지 한강 둔치가 완전 봄이다.
흙길 저 너머에서 봄 처녀도 오는 듯 싶고.
머리 위아래로 멋진 깃털을 뽐내는 왜가리 한 마리가
뭔 일이 있는지 저리 서서 몸단장이 한창이다.
까마귀 노는 곳에 머문 백로가 아니고 오리 노는 곳에 가는 갈매기 한 마리.
‘굴포천’ 에서 철새와 잠시 노는데 중학생정도 되는 아이들이 왁자지껄 지나간다.
지나간 길 위에 풋풋한 기운이 한동안 남아 어른거린다.
봄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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