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의 마지막 수도 사비에 들어서자 멀리 멋스런 누각이 하나 보인다.
‘백제역사재현단지’로 들어가는 ‘백제문’.
안 그래도 가보고 싶은 곳인데
자전거 길도 ‘백제교’를 지나 그곳으로 향한다.
그러나 이런 낭패가 다 있나.
자전거 길 표식을 따라가다 길이 끊어져 다시 다리를 건너 원점 회귀하고 말았다.
길을 잃어버리고 ‘백제교’ 초입에서 신세한탄을 하다 찍은 풍경.
우리가 지나온 공주방향이다.
결국은 우리처럼 우왕좌왕하는 젊은 친구들과 어울려
원래 자전거 길을 포기하고 국도로 부여시내를 통과했다.
시내 초입의 ‘대향로 로타리’에 있는 국밥집에서 아침을 했다.
30년 전과 하나 달라지지 않았다는 식당 앞 풍경.
원래는 이 길을 따라 시내로 들어가야 하건만
국밥집 아주머니가 한사코 더 가까운 길이라며 안내해 준 곳으로 갔다가
‘궁남지’ 부근에서 고생을 좀 했다.
아무렴 어떤가 타향에서 그 정도는 다 남는 장사다.
찻길에서 다시 자전거 길로 접어드니 고향에 온 것 같다.
백마강은 잠깐 맛만 보고 금강 둔치를 꿰뚫은 길을 따라
서쪽을 향해 열심히 페달을 굴렸다.
금강 자전거 길에서 가장 직선으로 뚫린 구간.
비행기가 내려도 괜찮겠다.
그렇게 둔치 자전거 길을 달리다 다시 둑방 길로 올라섰다.
그 시작점에 자리한 커피숍에서 잠시 쉬다 찍은 사진.
이 장면이 재밌는데 이 주인양반 물통에 물을 좀 넣자니까 사다 먹는다고 냉정하게 거절한다.
그도 그렇겠구나 하고 씁쓸하게 돌아서려는데 때마침 그 양반 제초기가 고장이 나서 쩔쩔맨다.
헌데 승호가 마침 요즘 제초기 공부를 하고 있었겠다. 따라서 쉽게 고칠 수 있었으니
결국 그 고장을 한 방에 해결해 주고 말았던 것이다. 그 주인의 씁쓸한 표정이라니.
그야말로 원수를 사랑으로 갚아 준 셈이 되었으니
세상에 이런 훌륭한 일이 다 있나 싶었다.
좋은 일을 하고 시원히 뚫린 둑방길을 달리자니
세상이 훨 아름답게 보인다.
논산 '강경읍'이 가까웠다.
‘금강보’ 덕인가 호수처럼 물이 많다 했더니 강을 따라 오르는 수상스키가 다 보인다.
어느 순간 ‘강경읍’이 길 끝으로 보이는데
정면 산 위의 고목 한그루가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알아보니 옥황상제의 딸들이 목욕을 하던 ‘옥녀봉’이란다.
젓갈의 고향 ‘강경’이다.
금강둔치에서 본 남쪽 풍경으로 읍내는 왼쪽 둑방 너머에 있다.
금강하굿둑으로 인해 뱃길은 끊겼지만 이것저것 볼거리를 많이 만들어 놓았다.
'강경포구'에서 '황산대교'쪽으로 향하는 자전거 커브길을 막고 선 ‘강경 황산포구 등대’
강경시장은 서해 수산물 최대시장으로 발전해 한때 1평양, 2강경, 3대구라 부르는
전국 3대 시장의 하나였다고 한다. - 강경읍 홈페이지에서.
이곳에서 일부러 읍내까지 들어가 물을 사오는등 부산을 떨며 잠시 쉬었다.
아무튼 강경은 젓갈 맛처럼 은은한 고향의 맛을 느낄 수 있었다.
떠나며 아쉬워 뒤돌아본 ‘강경포구’
이어 나타난 금강 둔치의 거대한 억새밭.
벌판 한번 엄청나게 크구나 하고 감탄을 연발하는데
길가에‘거대 억새 증식포’ 라는 안내판이 보인다.
일부러 이렇게 넓은 갈대를 가꾸었단 생각을 하니 갑자기 감흥이 사라진다.
안내판을 괜히 봤나 싶었다.
바람개비 조형물이 반기는 ‘익산 성당포구마을’.
마을 한 가운데 우뚝한 건물이 있어 뭔가 했더니만 교회다.
이 지역은 '김대건' 신부가 중국에서 사제품을 받고 귀국하며 첫발을 디딘 곳이라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여기저기 천주교 유적지가 많다.
금강 자전거 길은 ‘성당포구마을’에서 산을 하나 넘는다.
언덕길 아래 그늘에서 잠시 쉬는데 뒤로 보이는 잡초로 덮인 마을 둘레길이
마음을 짠하게 만든다.
이제 강은 넓어져 그 끝이 안 보일정도다.
금강 하굿둑이 멀지 않은 거다.
강 너머로 멀리 보이는 곳이 그 유명한 충남 서천 ‘신성리 갈대밭’이다.
강 너머는 물론이고 강 이쪽도 거대한 인공 갈대 군락이 덮어 버렸다.
바야흐로 금강 하구는 갈대와 억새로 새로 태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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