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맞이 나들이에 재미가 붙어 오늘은 김밥까지 챙겨들고 인천수목원을 찾았다.
김밥 하나 입에 물고 우물거리는데
보도 틈새로 자란 쬐끄만 ‘꽃다지’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어쩌자고 저곳에 자리를 잡았는지 멀지 않아 누구 발에 밟히겠다.
앉아 있는 의자 위에는 ‘히어리’가 활짝 폈다.
나중에 이름표를 보니 ‘도사물나무’라는 일본산 ‘히어리’다.
은은한 꽃향기가 고급 향수보다 낫다.
수목원에는 잘 구획되어 모양 좋은 화단도 많건만
이 작은 봄꽃들은 지들끼리 모여서 아무데나 꽃밭을 만들었다.
그 모양새가 영락없이 말 안 듣고 떠들어대는 아이들이다.
멀리 ‘미선나무’ 꽃이 눈에 들어온다.
모양은 개나리나 색깔이 저리 희고 곱다.
미선이의 혼이 담긴 꽃이라는데 볼수록 아름다운 꽃이다.
노란 ‘꽃다지’ 언덕도 보인다.
작은 꽃들은 대개 저렇게 모여 피고 자란다.
‘복숭아’ 꽃.
노란색 흰색 꽃만 마주하다가 분홍색 꽃을 보니 유난히 빛깔이 곱다.
‘영춘화’
개나리 짝퉁 중국산.
‘수선화’ 꽃밭
작년보다 영토가 늘었다. 머지않아 수선화 축제도 한다고 하겠다.
‘산당화’
‘명자꽃’인 줄 알았는데 이름표를 보니 ‘산당화’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이 꽃은 다른 이름을 많이 갖고 있다.
'명자꽃'을 비롯해서 기생꽃나무, 처녀꽃, 보춘화, 아가씨나무, 가시댁이등등
너무 예뻐서 여자들이 바람난다고 여염집 울안에는 심지 않는 꽃이란다.
‘참개암나무’의 수꽃이삭. 꽃처럼 생기지 않았으나 분명 꽃이다.
어쩌자고 꽃이 저럴꼬.
봄의 요정 ‘현호색’
꽃을 저리도 예쁘게 피우고는 한 달쯤 지나면 지상부가 흔적 없이 사라진단다.
‘냉이’ 꽃 천국
냉이를 보니 갑자기 냉이 된장찌개가 생각났다.
그래서 잠시 냉이에게 미안했다.
귀한 야생화 화단에서 만난 ‘얼레지’ 꽃. 작년에 비해 꽃 색깔도 그렇고 꼴이 좀 안 됐다.
산골에 사는 꽃을 도시로 데려와 그런가.
큰 대왕참나무 잎을 뚫고나온 ‘깽깽이풀’. 이 꽃도 ‘얼레지’와 같이 왔는데 쌩쌩하네.
이름이 세서 그런가.
‘복수초’
이 꽃은 작년 보다 세력이 더 왕성하다. 데려온 사람들에게 복수를 하나보다.
'노루귀‘
이꽃은 이름이 노루귀를 닮은 저 새 순 때문이라는데
그런 생각으로 보니 어딘가 닮은 것 같기도 하다.
수목원 숲 속에서 자라는 ‘진달래’
같은 진달래라도 수목원 진달래는 뭔가 무게가 있다.
‘골파’ (chive)
화초도 아닌 것이 화단에 크게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품세가 꽃 못지않다.
‘돌단풍’
잎의 모양이 단풍잎과 비슷하고 늘 바위 곁에서 자란다고 해서 붙은 이름.
‘별 목련’
꽃 자체도 예쁜데 이름은 더 멋지다. 일반 목련 보다 크기가 작다.
샛노란 ‘산수유’
산수유란 한자명인 ‘山茱萸’의 음독으로 수(茱)-
열매가 빨갛게 익어서, 유(萸)- 열매를 날로 먹는 게 가능하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처진매실나무’
축축 늘어진 가지에 달린 매화. 인천수목원에서 지금 가장 눈길을 끄는 꽃나무다.
‘팥꽃나무’
자잘한 꽃송이들이 가지에 잔뜩 붙었다. 그 은은한 색이 매력 있다.
‘히어리’
파주 ‘헤이리’의 그 이름과 비슷하다. 이삭 꽃을 피우는 대표적 꽃나무.
‘목련’
목련도 식물원에서 자라니 뭔가 다르다. 거칠 것이 없는 싱싱한 꽃송이다.
‘할미꽃’
요즘 할미꽃은 옛날 꼬부랑 할미꽃과 차원이 다르다.
잘나가는 할머니들처럼 부티가 난다.
두어 시간 식물원에서 봄꽃과 놀다 돌아가는 길.
봄을 맞은 많은 나들이객들이 공원 입구를 메웠다.
남녀노소가 잘 섞인 줄 알았는데 노가 안 보이네.
그 많다는 노는 모두 어디로 갔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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