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최고기온(23℃)을 기록했다는 오후. 모처럼 미세먼지도 바람도 잔잔하다고 해서
뿌꾸를 앞세우고 동네를 한 바퀴 돌았다.
여기저기 눈길 가는 데마다 활짝 핀 봄꽃이 보인다. 이 자목련은 너무 더워 아예 혓바닥을 빼물었다.
그렇다고 꽃만 보이는 것은 아니다 수없이 솟아난 새순들이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데
활짝 핀 봄꽃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동네 가운데를 지나는 산책로도 활기차다. 나처럼 따뜻한 봄을 맛보러 나왔을까 환한 얼굴의 사람들로 북적인다.
뿌꾸가 봄날이란 것을 알기나 하는지 저 두꺼운 털가죽을 걸치고도 신이 나서 앞장선다.
개나리 활짝 핀 울타리에 가까이 섰다. 아니 개나리가 이렇게나 예뻤나?
노란 꽃잎이 그것참 싱싱하네.
멀리 시멘트 그늘에서 자라는 '산수유' 한 그루가 눈에 들어온다.
나무 하나가 으쓱한 아파트 구석을 환하게 꾸민다.
허우대 멀쩡한 백목련 꽃도 요란하게 피었다.
꽃이 얼마나 큰지 목련꽃 아래 서니 과연 그늘이 진다.
꽃잎이 웬만한 나무 잎보다도 크다.
난 목련보다는 이런 자잘한 봄꽃이 좋다.
열매도 그렇지만 꽃도 어쩌면 저리도 앙증맞은지
화단에서 봄이 폭폭 터지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양지바른 곳에서 사는 벚꽃은 이미 만개했다. 검은색 가지에 피어난 꽃이 유난히 희다.
어둠을 뚫고 나온 새 생명의 환호다. 좋은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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