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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도 산책

산박하꽃과 꼬리박각시

by 조인스 자전거 2024. 10. 18.

요즘 많이 피는 '산박하' 꽃과 요즘 많이 날아다니는 '꼬리박각시'

둘 다 한적한 가을철 백운산에서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꽃과 곤충이다. 

 

 

'꼬리박각시'는 밤에 날아다니는 덩치 큰 박각시 나방들과 달리

낮에 주로 활동하고 또 긴 주둥이로 꿀을 빨아 먹는다.

즉, 종과 이름만 같지 삶의 방식이 완전히 다르다.

 

 

꼬리박각시의 매력은 긴 주둥이와 정지비행이다.  

짜리몽탁한 몸뚱이를 공중에 세우고 꿀을 빠는 모습은 경이롭다.

무한한 날개짓을 보고 있노라면 감탄사가 저절로 나온다.  

 

 

 

 

자연의 신비 다큐에서나 볼 수 있는 벌새의 호버링이 눈앞에서 펼쳐지는 느낌이 든다.

박각시 나방이 저와 같은 빠른 날갯짓을 할 수 있는 힘의 원천은

튼튼한 가슴 근육에 있다고 한다. 

 

 

 

나방이라면 일단 나비와 다른 허약한 날개와 빈약한 가슴 배를 들 수 있는데

이놈은 어쩌면 그렇게도 두꺼운 몸집으로 반대되는 행동을 하는지 

그저 하염없이 신기하기만 한 나방이라 하겠다.

 

 

 

아무려나 요즘같이 휑한 가을 숲길에서

재주 부리는 박각시를 만나면 나도 모르게 걸음을 멈춘다.

 

 

오늘도 카메라를 들고 한참 박각시와 시간을 보냈는데

제대로 박각시를 잡지 못해 못내 아쉬웠다.

 

 

꼬리박각시가 가장 좋아하는 꽃은 아마도 산박하 꽃이 아닐까 생각된다.

백운산에 핀 가을 꽃이 산박하가 가장 많기도 하지만

묘하게도 둘이 잘 어울린다.

 

 

 

꼬리박각시는 정지비행을 즐기면서도 어찌나 자리를 빨리 옮기는지

보고 있노라면 덩치에 비해 방정맞기 그지없다.. 

사진 찍기가 만만하지 않은 곤충이다.

 

 

 

다른 대개 곤충들은 꽃에 달라붙어 이리저리 뭉개며 꽃가루 범벅을 하던데

이놈은 그야말로 공중에서 몸을 세우고 빨대로 꿀만 빨아먹는다고 생각을 하면

진화론적으로 벌, 나비보다 나방이 한 수 위다 해도 무리가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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