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지에 있는 산에 비해 습기가 많은 영종도 백운산에는 특히 나방과 버섯들이 많다.
허나 이상하게도 이 아름다운 버섯만큼은 볼 수가 없어 애를 태우고 있었는데
오늘 드디어 그분을 만났다.
아침 여섯시가 좀 지난 시각 늘 다니는 산책로 부근 숲속으로 노란 물체가 보이는데
저것은 과자 봉지인가 생각하다가 얼핏 떠오르는 버섯 하나 즉 '노란망태말뚝버섯'이었다.
풀을 헤치면서 다가가는데 심장이 다 벌렁거린다. 아무튼 오마이 갓 틀림없는 그분이셨다.
지금 다시 돌아보아도 그 순간만큼은 황홀함 그 자체였다.
이 버섯은 아침 일찍 한두 시간 동안 버섯대와 갓 그리고 노란 망토를 뿜어내 몸에 걸치고는
정오가 지나면 서서히 형체가 녹아내려 사라지는 극히 짧은 생을 사는 버섯이다.
미인박명이란 말은 노란망태버섯에서 나온 말일 수도 있는 거다.
하기는 이놈을 '버섯의 여왕'이라고도 부른단다.
모양은 같고 색깔이 흰 '흰망태버섯'도 있다는데 대나무밭에서 많이 볼 수 있단다.
이놈은 백운산 남동쪽 넙디삼거리 등산로 나들목에서 약 300미터 오른 잡목림에서 발견했다.
'노란망태말뚝버섯'은 고약한 냄새로도 유명한데 재밌는 것은 인간들이 싫어하는
그 냄새 때문에 좋다고 몰려드는 곤충들이 있었으니 이름하여 '대모송장벌레'다.
이곳에 핀 버섯에도 서너 마리씩 붙었는데 다행인 것이 노란 망토는 건드리지 않고
갓 부분만을 맛있게 먹는다. 갓과 버섯대는 사람도 먹을 수 있단다.
단 냄새가 지독해서 먹는 사람들은 버섯 매니아 중 일부란다.
'큰허리노린재' 약충
약충임에도 다리의 굵기가 유별나게 굵다.
'상수리창나방'
'갈색집명나방'
'우산광대버섯'
'두줄애기푸른자나방'
색이 많이 바랬다.
오늘도 또 봤다. 요즘 거의 매일 박각시들을 만난다.
'등줄박각시'
'얼룩매미나방'
'긴날개재주나방'
'붉은매미나방' 그리고 '쥐빛비단명나방'
'끝짤룩노랑가지나방'
'숲재주나방' 아니면 '남방두줄재주나방'
'쌍복판눈수염나방'
'두줄집명나방'
'혈색무당버섯'과 '실비듬주름버섯' ?
땅에서 발견한 '등줄박각시'
배 부분이 반쯤 보이지 않았지만 아직 생명이 남아 있는지 날개를 퍼덕거린다.
이상하게도 동정심이 들지 않아 내심 놀랐다.
'큰알락흰가지나방'
'산저녁나방'
'흰줄무늬애기푸른자나방'
'보라애기가지나방'
콩박각시의 술레잡기
얼음땡 '콩박각시'
'서어나무' 기둥에 붙어 열창하는 '참매미'
매미 탈피각 셋과 '버들하늘소'
곤충들은 산벚나무를 꽤 좋아하나 보다.
이 벚나무에서 늘 나방이나 하늘소 등등 곤충을 만난다.
'혈색무당버섯'
수원무당버섯에 비해 어두운 적색을 갖고 있다.
버섯 대도 많이 붉다.
'먹무늬은재주나방'
'굴털이젖버섯'
'말징버섯'
엊그제 만났던 풋풋한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이틀 사이에 완전히 맛이 갔다.
팍 늙은 모습을 보자니 완전 내 모습으로 일장춘몽에 인생무상하니 무념무상이로다.
아무려나 요즘은 버섯이나 새로운 나방들이 많아 산책이 산책이 아니라 거의 정글 탐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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