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들어 몸집이 큰 나방을 연일 만나고 있다.
자잘한 나방들만 보다가 대문짝만한 나방을 마주하면 정말 황홀하다.
특히 이 나방은 선명하고 정제된 물결무늬 배열이 환상의 극치를 달린다.
날개를 반쯤 닫고 앉아 있는 모습인데 마치 광각렌즈로 찍은 것 같다.
모양이 궁금해서 닫은 날개를 툭 건드렸더니 고맙게 날개를 좍 피네.
행여 날아가는 줄 알고 겁이 났었는데 다행히도 이런 자세를 끝까지 유지했다.
매끄러운 털의 질감과 금색 검은색이 어우러진 물결무늬는 볼수록 신비하다.
머리부분
얼마나 탐스러운지 강아지털 같기도 하다.
배 부분으로 비로드 같은 매끄러운 털로 덮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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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면서 아쉬워 다시 돌아본 왕물결나비
가끔씩 모습을 보여주세요 ~
'왕백금거미'
곤충 이름에 왕자가 붙으면 대개가 아름답다.
'숲재주나방'
'깊은산띠밤나방' 아니면 '쌍띠밤나방'
'뿔무늬큰가지나방'
이놈은 대개 여름에 유충시기가 끝나고 가을에 나타난다고 하던데
내가 이름을 잘 못 알고 있는 건지 아니면 이상기후로 빨리 나왔는지도 모르겠다.
가로로 지나가는 검은 무늬에 붙은 세로줄이 뿔을 닮아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주름재주나방'들의 재주부리기.
담장에 올라 머리만 내밀고 밖을 내다보는 개구쟁이 모습이로다.
'네눈가지나방'
'노랑띠애기자나방'
'실무늬제비푸른자나방'
'큰톱날물결자나방'
'구름무늬가지나방'
'꼬마봉인밤나방'
'끝갈색가지나방'
'암검은표범나비'
아침에는 대개 나방들만 보이는데 간혹 부지런한 나비도 있긴 있다.
'태극나방'
곤충들의 이름은 삼국시대부터 불려 왔던 것도 있지만
열에 아홉은 일제 치하에서 그리고 막 독립을 하면서 얻은 이름들이란다.
'태극나방'도 예외는 아닌데 해방 직후에 결성된 '생물명제정위원회'에서 부여한 이름이란다.
그러니까 나방이 별나게 대한민국의 태극기를 기리고자 무늬를 만든 것은 결코 아니고
당시 나라 사랑하는 마음들이 용솟음쳐 곤충 이름에까지 전이된 역사적 이름이다.
북한에서는 '뱀눈밤나방' 일본에서는 '소용돌이무늬나방'이라 부른단다.
'넓은뾰족날개나방'
하회탈을 닮은 '물결가지나방'
'어리줄멧꼬마짤름나방' ?
'겹날개재주나방'
'꽃무늬꼬마짤름나방'
'뿔무늬큰가지나방'
'큰알락흰가지나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