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숲속에서 붉은 색깔이 보이는가 싶어 카메라 렌즈로 보니 진달래다.
봄꽃에 하도 굶주려서인지 나도 모르게 감탄사가 튀어나왔다.
이제 드디어 백운산에도 꽃 잔치가 벌어질 모양이다.
대개는 나무 위에서 노는 박새가 어쩐 일인지 낙엽 사이를 뒤지며 먹이를 찾는다.
꽤나 배가 고픈가 싶다.
건강한 박새
박새의 깃털 색은 흑백이 주를 이루지만 등 쪽 색깔은 회색을 띤 녹색이다.
백운산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텃새.
집으로 들어오는 나무 산책길에서 너구리와 마주쳤다.
너구리도 나도 깜짝 놀라 잠시 걸음을 멈췄다.
카메라를 꺼내는 동안에도 도망가지 않아 사진을 몇 장 찍을 수 있었다.
산책길에 몇 번 마주친 적이 있었는데 오늘처럼 여유를 부리는 너구리는 처음이다.
아무려나 털이 많이 빠진 성치 않은 모습이 맘을 아프게 한다.
전에 비해 그나마 좀 나아진 모습이나 털이 풍성한 본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그래서 그런지 되돌아가는 너구리의 뒷모습이 너무도 쓸쓸해 보인다.
야생동물의 아픈 모습은 사람의 맘을 유난히 아프게 한다.
인간 동물과 비인간 동물들이 쫓고 쫓기며 들판을 달리던 원시가 잠시 그리웠다.
부디 몸 관리 잘 해서 본래 모습으로 다시 만나기를 소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