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비 오는 날 산책 즐거움은 어느 정도 걷기의 맛을 본 사람들만 안다.
상쾌한 공기도 공기지만 비에 젖은 풍경들이 생동감이 넘친다.
공터에서 자라는 '히어리'가 진노랑색을 잔뜩 머금었다.
'매화나무' 가지에 꽃망울들이 다닥다닥하다.
동그란 생김새가 딱 밥풀이다.
'도장나무' 꽃은 이미 활짝 폈다.
잘 보면 나름 잘생긴 꽃인데 색깔이 잎과 같아 구별이 안 가네 그려.
봄비가 그린 수묵화
'개암나무' 수술
암술에 비하면 크기나 모양이 정말 기괴한 나무다.
'조팝나무' 새순
꽃 핀 모양이 좁쌀같다고 해서 '조팝나무'라 했다는데 꽃보다는 새순이 더 좁쌀스럽다.
병아리 주둥이 같은 '원추리' 새싹.
'삐약삐약'소리가 들린다.
가로등에서 휴식?중인 '어리호박벌'
겨울잠에서 이제 막 깨어난 여왕벌 같은데 살짝 건드려 보니 움찔한다.
벌도 몸뚱이에 열이 있는가 벌 주변은 물기가 없네?
요즘 개체 수가 자꾸 줄어든다는 소식을 들어서 그런가
벌을 보면 내가 죄인이 된 느낌이 든다.
봄비에 젖은 '상수리 나무' 이파리.
어린 나무들인데 아직도 가을 잎이 무성하다.
철모르는 아이들이란 말이 딱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말이 아닌가 싶다.
봄비에 신난 '생강나무' 꽃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으면 촛점이 정말 제멋대로다.
꽃을 겨냥하면 대개가 가지에 촛점이 맞는다.
숲 속 가로등에서 만난 '차가지나방'
꽤 큰 나방으로 겨울잠에서 이제 막 깬 것 같은데 모습이 정말 깨끗하다.
'겨울가지나방' 무리.
성충으로 겨울을 지내는 곤충으로는 나비보다 나방이 더 많은 듯.
아무려나 이젠 완연한 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