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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일기

정선, '구미정'

by 조인스 자전거 2011. 8. 17.

 

'정선'에서 북동쪽으로 삼십 여분 차로 달려간 곳 '구미정'.

九美亭이란 이름은 말 그대로 아홉 가지 아름다움이 있는 亭子라는 뜻이다.

보통 亭子의 이름은 좋은 한자로 만들어 붙이는 것으로 볼 때

九美亭은 초등학생들도 그 뜻을 알 수 있는 부를수록 소박한 亭子이름이다.

 

 

 

'九美亭'은 강원도 정선군 임계면 봉산리에 있는 亭子로,

조선 숙종 때 공조참의를 지낸 李慈가 사색당파 싸움에 질려 관직을 사직하고

정선에 내려와 은거하던 중 지은 亭子라고 전해 온다.

 

 

 

그런데 이상한 것이 한창 관광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구미정에서는 그 흔한 관광객 모습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나간 집처럼 횅한 정자에는 마포걸레가 쓰러져있고 치우다만 쓰레기가 너저분하다.

잘 생긴 亭子 모습과 달리 어데 엉덩이 걸치고 앉을 곳이 없었다.

 

 

 

어수선한 亭子 때문인지 계곡주변의 풍광도 어쩐지 쓸쓸하게 보인다.

두리번거리기만 하는 친구도 별로 감흥이 일지 않는지 말이 짧다.

 

 

 

그러나 정자 앞 너른 바위와 절벽은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바위들이 아니다.

바라볼수록 희한하게 생긴 넓은 바위다. 비록 흐르는 물빛이 어둡고

수량이 적지만 전망은 일품이었다.

 

 

 

쓰레기를 감추고 기둥에 붙어서 사진을 찍었다.

사진을 보니 누워 낮잠 한번 즐길만한 깨끗한 모습이네.

사진이야말로 얼마나 조작이 가능한지 새삼 놀랍다.

 

 

 

구미정 마루에서 어안렌즈로 바라본 정면.

잘 생긴 암벽을 보다보니 앞 절벽의 바위모양도 아홉 가지 아름다움중 하나다.

 

 

 

임계천 하류방향.

'임계천'은 내려가면서 '골지천'과 만나고 '아우라지'에서 '송강'과 만나

정선 5일장 앞에서 '조양강'이 되어 '동강'으로 흘러간다.

 

 

 

임계천 상류 쪽. 비가 온 흔적은 온데간데없고 검은 물이 간신히 흐른다.

생각할수록 이상한 강이다.

 

 

 

인터넷에서 소개하는 구미정은 정자 앞 계곡에 철제 다리도 있고

사시사철 맑은 물이 흐르는 정선의 숨은 비경이라 하던데

우리가 찾은 구미정은 다리는 고사하고 피서객도 하나 없는 썰렁한 곳이었다.

혹시 구미호에게 홀렸던 것이 아닐까 지금도 이상한 구미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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