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볼 치는 사람들 보고 정신 나갔다고 흉보던 사람이
그만 그 짓을 하고 말았다.
드림파크에 쌓아논 포인트를 잘못 배팅하는 바람에 덜컥 예약이 되고 말았으니
하는 수없이 겨울바람 부는 벌판을 헤매어야만 했다.
아무려나 잔설 보이는 꽝 얼어붙은 골프장을 돌아다니다 보니
잠시나마 몸과 맘이 살아나는 느낌이 든다.
심지어 벚나무가 줄지어 선 운치 있는 길을 마주할 때는
따뜻한 봄날이 어른거리기까지 했다.
청라지구가 보이는 드림파크에서 가장 짧은 파3 홀.
이곳에서는 탑볼 맞은 공이 얼어붙은 페어웨이를 데굴데굴 굴러서 온 그린 될 뻔도 했다.
청라지구와 정서진이 바로 앞으로 보이는 파크코스 13번 홀.
오른쪽에서 불어오는 북서풍에 겨울임에도 매립지의 향 ?이 솔솔 풍긴다.
시원하게 펼쳐진 페아웨이에는 겨울 철새인 큰기러기들이 싸지른 똥들이 꽤 많이 보인다.
다른곳과 구별되는 골프장 잔디가 공중에서는 화장실처럼 보이는지 유난히 이곳에다 볼일을 많이 본단다.
처음보는 기러기똥 모양을 표현하자면 내용물은 소똥, 생김새는 개똥을 딱 닮았다.
한겨울 골프장의 망중한.
모르긴 몰라도 겨울철에 볼 치는 일은 앞으로 다시는 없을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