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날씨가 얼마나 좋은지 어디 다른 나라에 온 느낌이다.
가만있으면 누가 뭐라고 할 것 같아 마누라를 꼬드겨 인천수목원으로 갔다.
전에 봤던 ‘솔송’이 오늘따라 얼마나 싱싱한지 처음 본 나무 같다.
새로 심은 나무인지 못 보던 소나무가 ‘솔송’ 옆에서 자란다.
‘방크스 소나무’라는 이름표를 달았는데 고추처럼 생긴 솔방울이 별나다.
저 솔방울은 열을 받아야만 열린다는데 산불이 나야 종자번식을 한다는 별난 나무다.
‘매발톱’이란 나무도 오늘 처음 보는 것 같다.
날카로운 매의 발톱을 닮은 가시를 달고 있어 이름을 얻었다는데
가시를 아무리 봐도 매발톱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네.
‘산사나무’ 아래에서 발견한 빨간 낙과.
이걸 장렬하다라 해야 하나 처참하다고 해야 하나 그것참 거시기하다.
‘벽오동나무’ 꼭대기에 달린 어마어마한 ‘심피’ 뭉치.
‘심피’는 암술기관이 변한 것으로 심피하나에 콩알 만 한 열매 서너 개가 붙어있다.
열매는 약간의 카페인 성분이 들어 있어서 커피처럼 먹을 수도 있다는데
이런 사실을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이 틀림없다.
‘풍년화’는 저 혼자만 만개했다.
일찍 피면 풍년이 든다는데 꽃들이 지화자 풍년가를 불러대는 모양새다.
올해는 무조건 풍년인가보다.
인천 수목원에는 야생화 꽃밭을 일부러 만들어 가꾼다.
관찰 목재 데크까지 잘 만들어 놓았는데 복수초, 노루귀, 깽깽이풀등을 키운다.
올해는 그 세력이 더욱 커진 느낌인데 이 샛노란 ‘복수초’는 멀리서도 보인다.
'분홍노루귀' 가족
'청노루귀' 부부
'흰노루귀' 솔로.
꽃들에게 홀려서 그만 도랑으로 들어갔다가 감시원에게 혼났다. 쩝.
야생화 꽃밭 외의 다른 수목들은 아직 잠잠한 느낌이나
나뭇가지 사이를 돌아다니며 지지배배하는 새들의 지저귐은 봄이다.
인천수목원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되새’.
'산수유'는 이제 막 핀다.
나무에서 피는 봄꽃은 멀리서 보면 ‘봄봄’ 거리는 것 같다.
대공원 호수 입구 쪽 풍경이다. 전에는 볼 수 없었던 조형물들이 여럿 눈에 들어온다.
사랑의 자물쇠대신에 쓰라고 세웠는지 커다란 반지가 인상적인데
저기서 둘이 앉아 사진 한 방으로 약속하면 되겠다.
이 조형물은 무슨 씨앗이라고 하던데 일단 빨개서 보기 좋다.
아무튼 부천 수목원도 그랬지만 이곳도 일 년 사이에 참 많이도 변했다.
봄은 봄이로되 같은 봄이 아닌 것을 새삼 실감한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