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날 아침, 이 좋은 계절에 늦잠을 잘 수야 없지 하는 생각에 벌떡 일어나 도당공원을 크게 한 바퀴 돌았다.
숲에서 산사나무 팻말이 붙은 나무를 보는데 고개를 드니 가지마다 빨간 열매가 빼곡하다.
고 작은 것들이 생긴 대로 달린 것을 보자니 열매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얗고 향기 좋던 꽃도 보이고, 내리쪼이던 땡볕이랑, 시원한 바람하고, 재잘대는 산새도 있는데
심지어 지난 추석 쏟아붓던 소낙비도 보인다.
고 작은 빨간 열매 하나에 한 해가 암팡지게도 여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