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진일기

태백산 눈 잔치

by 조인스 자전거 2012. 2. 2.

강원도에 볼일이 있어 간 김에 태백산 눈 잔치를 구경했다.

태백시 여기저기서 눈 조각 작품을 볼 수 있었다.

길가에 조성된 눈 작품 앞에 걸린 플래카드 하나가 눈길을 끈다.

아래에 쓰인 행정동우회란 단체가 궁금해서다.

 

 

 

 

주행사장인 도립공원입구에 들어섰다.

하얀 자작나무 사이에 걸린 플래카드 사이로 개들이 멍멍 손님을 잡아끈다.

주인 대신 손님을 기다리는 개를 보자니 개고생이란 낱말이 저절로 떠올랐다.

 

 

 

김 오르는 오뎅집 분위기가 우리를 유혹한다.

뿌꾸 때문에 주춤하는데 아줌마가 손님이 없으니 들어와 먹으라고 끌어당긴다.

에라 모르겠다하고 포장마차에 개를 안고 들어갔다.

따뜻한 아줌마와 오뎅맛에 맘과 몸이 다 녹는다.

 

 

눈 잔치를 다른 말로 나타내자면 눈 조각 전시회라고도 할 수 있겠다.

이것저것 즐길 거리가 있지만 규모로 보나 재미로 보나 눈 조각 감상이 제일이다.

 

 

 

 

집채만 한 눈 조각 작품들을 둘러보는데 어쩐 일인지

조형적 예술적 가치보다 작가의 노고가 먼저 다가온다.

눈 조각의 색다름에서 오는 감흥이 눈에 치이며 사는 원초적 본능을 이기지 못하는 거다.

 

 

 

 

노력과 비교하면 별로 제값을 못하는 만만한 눈 조각상을 보고 있으려니

나도 눈사람이나 하나 만들어 세워 놓고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는데

정작 쓸만한 눈이 없었다.

 

 

 

제일 높은 곳에 있는 조각 전시장에서 바라본 입구 쪽.

주중이고 이른 시각 때문인지 마냥 한산하다.

 

 

 

 

이정표의 화살표들이 우리를 유혹한다.

마음 같아서는 태백산 천제단까지는 가야 어떻게 될 것 같은데

약속 시각 때문에 다 그림의 떡으로만 보였다.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잘생긴 석탄박물관도 못 본 척 지나온 길을 되짚어 나갔다.

다행이 바람이 뒤에서 불어 추위가 한결 덜했다.

 

 

 

태백산 강추위에 질겁한 뿌꾸가 꼼짝 못하고 연신 재채기만 해댄다.

감기 걸린 줄 알았는데 다행히도 지금은 멀쩡하다.

개는 역시 감기에 안 걸리나 보다.

 

 

 

 

행사장을 빠져나와 동해 쪽으로 방향을 잡았는데

길가에서 파란색 GMC 산판트럭이 말없이 우리를 쳐다본다.

잠시 봤지만 수두룩이 본 눈 조각보다 훨씬 더 강한 인상을 준다.

진득한 강원도의 힘.

 

 

 

 

 

 

 

 

 

 

'사진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울 망상해수욕장  (0) 2012.02.09
겨울 여행 맛집  (0) 2012.02.06
베란다 꽃나무  (0) 2012.01.31
달려라 뿌꾸  (0) 2012.01.28
뿌꾸 외출  (0) 2012.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