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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일기

겨울 여행 맛집

by 조인스 자전거 2012. 2. 6.

태백시 한정식 식당 너와집 입구. 화전민이 살던 집을 그대로 시내에 옮겨다 식당으로 꾸민 곳이다.

이름 난 식당이 대개 그렇듯 이곳도 대로에서 비켜난 골목 어귀에 있다.

건물 주변은 어수선한데 너와집 홀로 단정하다.

 

 

 

너와정식을 주문하고 기다리는 동안 여기저기 둘러봤다.

마루부터 부엌 정주간 등이 모두 손님을 받는 사랑방이 되었다.

크지는 않지만 옛 너와집을 알뜰하게 활용했다.

 

 

 

이곳은 외양간인데 소 대신 박물관이 들어앉았다.

 

 

 

쇠죽 가마가 걸린 부뚜막과 외양간의 옆모습.

김 펄펄 나는 쇠죽과 커다란 눈 멀뚱거리며 기다리는 누렁이가 보이는 것 같은데

어디선가 가축과 한집에서 지낸 주인의 체취가 나는 듯하다.

 

 

 

맞은편 부엌. 부엌은 집과 식구를 움직이게 하는 심장이다.

아궁이에 불을 지피면 비로소 하루가 시작되곤 했다.

 

 

 

한참 만에야 기다리던 음식이 나왔다. 하지만 둘은 먹을 생각은 안 하고 사진만 찍어댄다.

일단 눈으로 먹는 거다.

 

 

 

보기만 해도 맛있는 음식들. 기름 냄새나는 지지고, 볶고, 구운 것보다

찌고, 무치고, 삭힌 감칠맛 나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잘 먹고 나서는데 푸근한 인상의 아주머니가 배웅까지 한다.

식당이 아니라 어디 살림집에서 먹고 나오는 기분이 들었다.

 

 

 

강원도의 겨울밤은 유난히 춥다. 혀끝에 남아있는 너와정식의 맛을 서로 품평하며

커피 담긴 종이컵을 손난로 삼아 눈 쌓인 낯선 밤길을 걸었다.

겨울에만 얻을 수 있는 여행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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