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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일기

관악산 등반

by 조인스 자전거 2012. 8. 28.

날씨는 흐렸지만 시야가 좋은 지난 금요일.

관악산 등반을 한다고 친구들과 기세 좋게 나섰다가 겨우 초입에서 멈췄다.

 

 

 

늦은 군선이를 기다리다 그만 옆길로 샌 까닭이다. 차는 주유를 하면 멀리 가는데 사람은 영 아니다.

 

 

 

퍼진 몸이 말을 듣지 않아 가다 결국 멈췄다. 관악산 계곡의 멈춘 돌들을 누군가가 세우기 시작했다.

바야흐로 세상은 돌도 일어나는 기운인데 우리는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관악산 약수를 먹으면 힘이 좀 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다 소용없는 일이었다.

 

 

 

결국 오솔길 옆 바위에 앉아 정상인척 했다. 하루걸러 물청소한 서울 시내가 목욕 끝낸 색시 같다. 말쑥하다.

 

 

 

특히 서울의 랜드마크 ‘63 빌딩’의 미모가 눈에 들어온다. 그런데 저 ‘63’ 이라는 이름은 갑오를 의식해서가 틀림없다.

끗발이 여전히 좋기 때문이다.

 

 

 

서쪽 멀리 인천 계양산의 봉긋한 모습이 보인다. 해발 사백 미터가 안 되는 산이지만 서쪽에서만큼은 저 혼자 높다.

산이나 사람이나 터를 잘 잡으면 크게 되는 법.

 

 

 

북한산도 동쪽에서 보니 그 모양이 새롭다. 언제 어디에서 바라봐도 능선 하나 만큼은 예술이다.

먹 듬뿍 묻혀 심호흡 한 번에 지나간 힘찬 붓놀림의 흔적이다.

 

 

 

동작구 쪽 풍경. 아파트값이 계속 내려간다고들 하는데 여기서 이렇게 내려다보니 그럴 만도 하다. 정말 많다.

 

 

 

남현동 주택가 쪽으로 내려오다 발견한 서정주 시인이 살던 집. 시인은 죽어 땅속에 묻혔지만 문패는 여전히 서정주다.

역시 사람은 죽어서 이름만 남긴다.

 

 

 

저녁식사 후 결국 노래방까지 들어갔다가 나오는데 비가 온다. 사당역 지하 라이브 공연무대에서 거리가수가 열창이다.

비에 젖은 발걸음들이 가끔씩 멈추는데 락은 지하와 궁합이 잘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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