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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일기

지리산 천왕봉’오르기 3/3

by 조인스 자전거 2012. 9. 25.

더 오를 곳이 없으니 이제 산을 내려가야 한다. 점심을 먹어야했지만 어쩐 일인지 배가 고프지 않다.

오르며 이것저것 주전부리를 해서인지 아니면 산에 오른 성취감 때문인지

아무튼 뿌듯한 마음으로 발길을 돌렸다.

 

 

 

정상에서 만났던 홍콩에서 왔다는 관광객들.

한국인도 처음 오른 ‘천왕봉’을 비행기 타고 와서 오른 사람들이다.

우리만 산에 오르는 것을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중국인들도 만만치 않다.

 

 

 

잠시 내려오다 전망 좋은 바위 위에서 간단한 점심을 먹었다.

풍경과 같이 먹으니 그 맛이 일품이었다.

 

 

 

자리를 정리하고 일어서는데 우리가 내려온 길이 위로 보인다.

맘은 다시 올라가 보고 싶은데 몸이 참으시라고 권하네 그려.

 

 

 

‘천왕봉’에 오르며 여태껏 못 봤던 야생화를 많이도 봤다.

지리산 가을꽃을 한 번에 다 본 느낌이다.

‘분취’

 

 

 

바위틈에 소나무 한그루.

‘천왕봉’이 일부러 키우는 것 같은 주변 나무와 다르게 생긴 잘 자라는 나무다.

 

 

 

탐스런 분홍색 ‘산오이풀’ 꽃술.

모양은 털털해도 고산지대에서만 자라는 꽃이다.

 

 

 

‘천왕샘’ 위로 길게 내려온 꽃 한 송이.

그 생김새가 무슨 말을 하는 것도 같은데 알아 들을 수가 없네.

 

 

 

‘천왕샘’

서부 경남일대 식수원의 발원지.

동그란 바위샘에 고인 물이 얼마나 맛있는지 단맛이 다 났다.

 

 

 

늙은 ‘산오이풀’.

새 부리 같기도 한 털이 다 빠진 모습이 식물이 동물처럼 보인다.

 

 

 

비스듬한 언덕 남향받이. 자잘한 나무들과 색색의 가을꽃이 어우러졌다.

그 위를 오후 햇살이 가볍게 내려쪼이는데 평화가 가득했다.

 

 

 

천국 같은 꽃길 길모퉁이를 도는데 아니나 다를까 산신령님이 졸고 계시다.

행여나 깨실까 조심조심 지났다.

 

 

 

‘꽃향유’. 싸하게 생긴 모습이 가을느낌이 팍 오는 꽃이다.

그러고 보니 가을꽃은 보라색이 많다.

 

 

 

한참 내려오다 만난 너럭바위. 그늘에 앉았다가 결국에는 아예 드러누웠다.

산은 어디서나 사람을 품어 준다.

 

 

 

갑자기 구름이 해를 가리고 지리산 두툼한 산허리가 드러났다.

그 편안함에 잠시 눈을 붙였다.

 

 

 

‘법계사’ 일주문. 그 생김새가 범상치 않은데

알고 보니 이곳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절이란다.

 

 

 

‘법계사’ 바로 아래 ‘로타리 대피소’.

작지만 강단 있게 생긴 모습이 많은 사람을 구해준 듯 보인다.

 

 

 

‘순두류 계곡’에서 마지막으로 찍은 사진.

이 사진을 찍고 카메라 배터리가 나갔다.

친구와 갑자기 의기투합하여 지리산 ‘천왕봉’을 올랐는데

그 여정에서 일어난 이일 저일이 얼마나 순조로운지

생각해 보니 아마도 지리산이 함께 놀자고 우릴 부른 모양 같기도 했다.

 

 

 

다음날 ‘산청군 중산리’를 떠나며 ‘남명’의 ‘산천제’ 마당에서 올려다본 ‘천왕봉’.

혹자는 이곳에서 보는 저 능선이 여인이 누운 형상이고 ‘천왕봉’은 유방에 해당된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지리산은 한국인을 키운 어머니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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