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 ‘소깔로 광장’에서 북쪽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틀라텔롤코'(Tlatelolco) 광장.
이곳은 16세기 아스텍의 신전 유적, 스페인 식민지시대의 건물, 근대 혁명시절의 가슴 아픈 현장이
한곳에 모여있어 '삼문화광장'이라 불리는 곳이다.
앞쪽 석축은 발굴된 아스텍 신전의 일부
가운데는 스페인 시절 아스텍의 신전을 부순 돌로 만든 ‘산티아고 성당’ 뒤편은 외무부 건물.
세 건물이 멕시코 역사를 한 눈에 보여준다.
그런가 하면 이곳은 1968년 정부 정책에 항의하는 백 여 명의 교육대학 학생들이
혁명 정부의 저격수들에게 무참히 살해된 현장이기도 하다.
‘ADELANTE’ (전진)이라는 글귀와 당시 숨진 희생자들의 이름이 새겨진 기념비.
기념비 앞에 앉은 노인은 아직도 무언가 억울한 듯한 표정으로
둘러보는 우리들을 무시한 채 내내 저 자리를 고수했다.
당시 이곳에서 숨진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비.
정부군이 이곳에서 학생들을 살해하고 있을 당시 TV에서는 폭도들을 진압한다며
방송까지 했다고 하는데 이 집단 학살사건의 주범은 아직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맞은편 '산티아고 성당' 앞에 있는 기념비와 그곳에 새겨진 문구.
‘1521년 8월 13일 쿠아테목에 의해 영웅적으로 방어되던 틀라텔롤코는
코르테스의 손에 함락되었다. 그것은 누구의 승리도 패배도 아니었다.
다만 오늘날의 멕시코, 메스티조 국가의 고통스러운 탄생이었다.’
멕시코 사람들은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패배를 “승리도 패배도 아니다”라고 한단다.
그러나 역사는 무참히 당한 아메리카 원주민의 슬픔을 직시하고 있다.
1492년 서구인 콜럼버스가 원주민이 사는 아메리카대륙에 도착했고
그들은 환대하는 아스텍인의 등에 사정없이 칼을 꽂았다.
‘두 대륙의 만남’이란 침략자가 지은 허울 좋은 말이다.
유럽은 결코 지은 죄를 잊어서는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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