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파라이소 항’(Muelle Barón) 남쪽 풍경.
칠레 ‘발파라이소’는 ‘산티아고’에서 어디 먼데 있는 줄로만 알고 살았는데
웬걸, 북서쪽으로 두어 시간도 안 걸리는 가까운 곳에 있다.
‘발파라이소’의 명물 ‘아센소르‘를 타고 언덕을 오른다.
이 ‘푸니쿨라’는 언덕이 많은 ‘발파라이소’에만 있는 대중 교통시설이다.
지금 14개가 운행되고 있다는데 한창때는 33개나 있었단다.
100년이 넘은 낡은 시설이지만 잘 닦고 조여서 그런지
윤이 반짝반짝 나는 것이 깨끗하고 옛정취가 물씬 난다.
항구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콘셉시온 언덕'에 올랐다.
인천의 자유공원 같은 이곳은 팔각정도 있고 산책로도 있고
박물관에 기념품가게까지 이것저것 볼거리가 많다.
전망대 한쪽이 아예 마리오네뜨 극장이다.
갖가지 소품이 초등학교 연극반 수준이다.
이곳은 유럽 여러 나라에서 온 이민자들이 각자 고유한 전통을 살려 건설한 도시란다.
따라서 19세기 다양한 유럽 건축양식이 많이 남아있어
마을 전체가 2003년 일찌감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이곳이 더 유명하게 된 것은
도시 재건운동의 일환으로 시작된 알록달록한 담장이나 벽체 색깔때문이다.
1969년 이곳 카톨릭 대학 미대 학생들이 시작한 이 운동은
주민들과 이 지역 예술가들의 호응을 얻어 지금은 발파라이소의 명소가 되었다.
그러니까 이곳은 최근 우리나라 여기저기서 많이 볼 수 있는 벽화마을의 원조인 셈이다.
‘발파라이소’의 Val은 ‘Valley’, paraíso는 ‘paradise’와 거의 동의어로
우리말로 "천국의 골짜기"라는 뜻이다
오백년 전 처음 이곳에 발을 디딘 사람들이 지은 이름 ‘천국의 계곡’
그 오랜 옛날 알록달록한 이곳의 풍경을 일찌감치 예견했던 모양이다.
그러나 어쩌랴 ‘천국의 계곡’ 같이 알록달록 예쁜 동네는 하나같이 낡고 피곤하다.
시인 네루다는 이곳을 '가난이 폭포수처럼 흘러내리는 곳'이라고 썼다.
‘Casa Cuatro Vientos’ 레스토랑 발코니에서 내려다 본 부두주변.
아래쪽에서 백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아센소르'(ascensores)가 올라온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발파라이소’ 항 전경.
멀리 맞은편 고층빌딩 즐비한 휴양지구 ‘비냐델마르’와 어쩌면 그렇게 다른지
한때 남미 최대항구로 이름을 날리던 '발파라이소'의 모습은 지금 조용하다 못해 쓸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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