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즈’는 '니스'에서 모나코로 넘어가는 언덕 꼭대기 마을이다.
‘니체의 산책길’을 걷는다는 미명아래 들렸지만 사실은 향수 쇼핑 투어 때문이다.
‘에즈’ 마을 입구에서 왼쪽으로 난 절벽 오솔길.
산 아래 ‘에즈’ 기차역까지 이어지는 이 길은 ‘니체’가 걸으며 철학을 했다는 길이다.
철학은 어떤 것에 대한 의문을 가지는 일이다.
니체는 철학을 했고 초인이 되라고 일갈했다.
마을 입구에서 잠시 걸어 내려온 오솔길 쉼터.
평생 편두통에 시달린 철학자 ‘니체’는 독일에서 교수직을 사퇴하고
유럽 곳곳을 여행하는데 그중의 한 곳이 이곳이다.
그는 유럽인들이 가장 살고 싶어 하는 남프랑스 중에서도 제일 아름다운 이곳에서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하였다>의 영감을 얻었다고 전해진다.
늘 역설적으로 말하는 그가 신이 빚어낸 이곳의 절경을 보고
‘신은 죽었다’라고 읊었는지도 모르겠다.
이곳은 `독수리 둥지 마을`이라는 이름이 붙을 정도로 높고 작은 마을로
1860년까지는 모나코령(모나코까지는 15분 거리)이었다가 투표에 의해 프랑스령이 되었단다.
'에즈' 마을에서 저 길로 언덕을 계속 내려가면 ‘모나코’가 나온다.
보이는 산 너머 마을이다.
아무튼 ‘에즈’ 마을은 바라만 보고 마을 아래에 있는 향수공장을 둘러보는데
향수뿐만 아니라 향을 이용한 각종 방향제에서 비누까지 별 것이 다 있다.
프랑스는 문화 예술의 나라라는 우리의 선입견과 달리 유럽 제1의 농업국가다.
그런가하면 또 이런 고부가가치 집약산업을 발달시킨 고밀도 농업국이다.
그리고 보니 프랑스는 농업국가라고 하면서도 '보잉'과 겨루는 항공 산업부터 향수산업까지
뭐하나 빠지는 게 없이 각종 산업을 골고루 발전시키며 국부를 쌓아 오고 있는
기본이 튼튼한 나라이다.
국토는 우리보다 대여섯 배 넓지만 프랑스 인구와 남북한 인구는 비슷하다는데
땅이고 뭐고 다 가만 놔두고 사람만 몽땅 바꿔서 한 달만 살아보면 좋겠다는
프랑스에서 오래 생활한 현지 가이드의 말이 귀를 간지럽힌다.
향수 공장 응접실에 놓인 각종 향수 관련 기구들.
'프라고나르' 향수 공장은 ‘파리’, ‘그라스’, 그리고 여기 ‘에즈’
3 곳에서 만들고 있다고 한다.
‘프라고나르’ 향수공장 앞마당 풍경.
여기 ‘프라고나르’ 회사 이름은 에로티시즘을 주제로 풍속화를 많이 그린
로코코의 대표화가 ‘장 오노레 프라고나르’ (Jean Honore Fragonard) 이름을 빌렸다 한다.
치마 입고 그네 타는 아가씨 앞에서 화들짝 놀라는 그 그림을 그린 화가.
‘프라고나르’는 ‘에즈’와 이웃하고 있는 향수의 본고장 ‘그라스’(Grasse) 출신의 화가다.
그리고 보면 香水 때문에 그가 그런 그림을 그리는 화가가 된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든다.
그러거나 말거나 ‘프라고나르 향수회사’ 뜰에도 벚꽃이 활짝 폈다.
향은 천연향이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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