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사의 사자상'은 앞에 보이는 루체른 ‘호프성당’ (Hofkirche) 앞에서
왼쪽 '뢰벤거리'를 따라 300m쯤 올라간 작은 공원 안에 있다.
이 조각상은 바위 절벽을 깎아 부조 형식으로 1821년 만들었다는데 당대 가장 유명했던 작가인 덴마크의 ‘토르발손’이 조각을 시작했고, ‘콘스탄틴’이라는 독일인이 완성했다고 한다.
사진으로 보기보다 실제 크기가 커서 모두가 놀라는 길이 10m, 높이 6m에 달하는 암각 부조로
사자의 슬픈 얼굴이 가슴에 와 닿는 작품이다. 사자상 위에는 "HELVETIORUM FIDEI AC VIRTUTI"라는
라틴어 명문이 새겨져 있다. 스위스인의 조상인 "헬베티아(Helvetia)人의 충성심과 용감함"이라는 뜻이다.
프랑스 혁명군이 튈르리 궁으로 진격하던 1792년 8월 10일
파리 튈르리 궁을 지키다가 전멸한 786명의 스위스 용병들을 기리는 조각이다.
당시 왕궁은 루이 16세를 지키던 근위대마저 몽땅 도망간 무주공산이었다는데
스위스 용병들은 단 한명도 이탈하지 않고 혁명군에 맞서 싸우다 전멸한다.
이들이 도망가지 않은 이유는 단 하나. 만약 그들이 도망친다면
이후 후손들이 신용을 잃어 용병으로서 일할 수 없을 것을 염려했기 때문이라 한다.
스위스 용병의 신의에 대해 이야기할 때 늘 언급되는 스위스 용병의 용감성에 관한 실화라는데
천하 용맹의 상징인 사자가 저리도 슬플 수 있을까 감탄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사자의 얼굴을 보자니
스위스인들은 저 동상을 보며 조상의 얼을 되살리지 않을 수 없겠단 생각이 든다
지금이야 세상 모든 나라가 알아주는 부국 스위스는
14세기 무렵 유럽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 중 하나였다고 하는데
그들은 이제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유럽각국으로 수출된 젊은이들의 피를 바탕으로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평화롭게 잘 사는 나라로 자리 잡은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용병대신 ‘약속을 목숨으로 지킨다’ 라는 믿음으로
세계 최고의 은행업과 시계 산업을 자랑한다.
애국심이란 나무는 가족을 지키는 곳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혹자들은 말하곤 하는데
루체른 호숫가에서 많은 구경꾼을 외면하고 새끼를 돌보는 물닭에서 그들의 가족 사랑을 실감했다.
'유럽' 카테고리의 다른 글
루체른에서 루가노까지 (0) | 2014.08.04 |
---|---|
스위스, '루체른' (0) | 2014.07.31 |
스위스, 룽게른 (Lungern)호수 (0) | 2014.07.28 |
스위스, ‘쭈그’ (0) | 2014.07.26 |
스위스, 융프라우 야생화 (0) | 2014.07.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