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백 마운틴 위로 아침 해가 솟는다. 산 아래 안개 자욱한 지역이 LA ‘얼바인’ 지역이다.
바로 아래쪽 멕시코에서는 허리케인이 난리를 핀다는데 LA 쪽은 비 구경한지가 몇 년이 지났단다.
매부를 따라 근처에 있는 주말농장 구경을 갔다.
말이 주말농장이지 은퇴자들에겐 매일 드나드는 텃밭이다.
고추, 상추, 오이가 대부분인 우리 주말농장과 달리
이곳은 채소와 꽃과 나무가 뒤섞여 어디 화훼시장 형세다.
매부 밭은 대추나무 서너 그루가 밭을 꽉 채우고 있었다.
가지마다 싱싱한 열매가 다닥다닥하다. 10년을 넘어 가꾼 밭이란다.
매부가 열심히 대추를 따는 동안 이곳이 처음인 나는 여기저기 남의 밭이나 기웃거렸다.
선인장 열매인 ‘용과’ 이곳에서 제일 왕성하게 자라는 식물이다.
LA 날씨는 낮 동안은 걸어 다니기 조차 힘들 정도로 뜨겁지만
아침만큼은 서늘한 것이 그나마 식물들이 허리를 펴는 시간이다.
가뭄에 강한 허브 꽃이 짙은 향을 뿜어대며 활짝 폈다.
미국 분꽃이 담장을 만들며 크게 자랐다. 아침저녁 잠깐 피는 꽃이라 벌써 지는 놈도 있다.
원산지에 제대로 핀 미국나팔꽃도 예쁘다. 울타리에 붙은 저 상장은 Best라고 썼지만
돌아다니다 보니 밭마다 죄다 붙었다.
대추 풍년. 깨끗한 모양처럼 맛도 먹을 만하다.
‘능소화’를 닮은 꽃. 사진보다 꽃의 크기는 작다.
잘 가꾼 오렌지 나무의 열매. 내가 이곳에서 뽑은 올해의 베스트 밭이다.
잘 영근 감.
나무는 빌빌한데 열매하나는 참으로 탐스럽다. 밭주인이 누가 열매를 따가는 것 같다고 말을 하는데
그 말하는 모습이 왜 그리 슬프게 보이는지 모르겠다.
고구마 밭에 선 마른 옥수숫대가 여기저기 보인다. 여기도 이제 가을이다.
보라색 제비콩 위로 돼지감자가 크게 자랐다. 전원 풍경이 물신 풍기는 멋스런 밭이다.
닭장 같은 밭도 있다.
안을 보니 뭐 집어갈 것도 없는데 울타리만큼은 제대로 만들어 놓았다.
주말농장은 작은 호수를 가운데 두고 골프장과 이웃했다.
티 오프가 아침 일곱 시라는데 벌써 여기저기 어슬렁거리는 골퍼들이 보인다.
계란 크기 만 한 중국대추도 봤다.
중국이고 한국이고 이곳에서 제일 잘 자라는 나무가 대추나무다.
농장을 빠져 나오다 발견한 열무 몇 포기.
한국이고 미국이고 은퇴자들에겐 밭 가꾸기가 보약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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