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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폴란드, 비엘리치카 소금광산

by 조인스 자전거 2010. 1. 1.

 

사진이 하나같이 맘에 들지 않지만

포스팅이 궁하다 보니 옛 사진을 자꾸 찾게 된다.

그래도 하드 어느 구석에 처박혀 있다가 이렇게 블로그에 올려주면

아마 요놈들도 감개무량해 할 것 같다.

폴란드 크라쿠프지방에 있는 비엘리치카 소금광산 갱도.

광산이지만 소금을 캐는 곳이라 생각보다 깨끗한 곳이다.

땅속에 있는 볼거리로는 세계 제일이라고 소문이 자자한 곳.

 

 

 

 

 

사진 속에 눈처럼 하얀 것이 물론 소금이고 바위처럼 시커먼 것은 암염이다.

한마디로 이곳에서 보는 웬만한 것은 다 소금이다.

사방이 소금인 청정지역이라 하겠다.

이곳에 한 번 들어갔다 나오면 몸뚱이가 잘 절어져서

버러지 많은 세상에서 썩지 않고 살 수 있는 거다.

 

 

 

 

 

소금은 바닷물로만 만드는 줄 알았다가 땅속에서 캐내는 소금도 있다는 걸 알고

제법 유식해진 기분 들던 옛날 생각이 났다. 갱도 한쪽 켠 에 있는 소금물배수로.

엄청나게 짠 소금물이 졸졸 흐르고 있었다. 그나마 이렇게 간수가 흘러

여기가 소금 광산임을 느낄 수 있는 이상한 곳이다.

 

 

 

 

 

100 미터 지하에 있는 소금광산의 하이라이트 킹가 성당 내부.

처음 들어서는 순간 그 규모와 아름다움에 깜짝 놀랐다.

더구나 이 넓은 공간을 달랑 광부 세 사람이 60여년을 걸려 완성했다고 하는데서는

벌린 입이 다물어 지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앤디가 뚫은 쇼생크바위가 이해가 간다.

여기서는 지금도 부활절, 성모 승천절, 성탄절에 미사가 열린다고 하고

5~600불 대여료만 주면 결혼식도 할 수 있다고 한다.

소금 구덩이 속에서 결혼을 하니 절대 변하지 않는 사랑을 할 것 같기도 하고.

 

 

 

 

 

크기 하나로도 놀라운데 벽면에는 예수 일대기가 빼곡 새겨져 있다.

소금 캐는 막노동을 하며 땅 속에 이런 예술품을 만들어 놓은 세 명의 광부야말로

소금과 같은 영원한 삶을 살고 간 아름다운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킹가 성당'을 기획 완성한 '마크코브스키' 형제가 죽은 후 이 성화 부조작업을 이어받은

'안톤 비로테크' 광부가 완성한 최후의 부조벽화.

이 지하성당 안에서 가장 예술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 받는 작품이다.

앞에 진열된 작품들은 이곳 '크라쿠프' 일대 초중고 학생들이 크리스마스를 맞아

광산을 주제로 만든 우수 작품들이란다.

 

 

 

 

 

나무로 만든 성모와 예수상.

모든 것이 무채색인 소금광산 안에서 칼라의 화려함을 빛내고 있다.

이 소금광산에는 소금을 제거해내서 생긴 방이 2000개가 넘게 있다고 한다.

지하 1층(64m)부터 9층(327m)까지 되어있는 갱도는 그 길이가 약 300km

지금 우리가 본 곳은 전체의 1%정도라는데

종교의 힘 없인 불가능한 광산이 되겠다.

 

 

 

 

본당 천장에 걸린 크리스탈염으로 만든 샹들리에.

소금도 가공하니 이렇게 훌륭한 보석이 된다.

이 떼불알은 어쩐 일인지 사진도 잘 받는다.

다른 것은 다 흔들렸는데 이것만큼은 볼만하네.

 

 

 

 

 

갱도를 누비다가 드디어 지상으로 연결된 광장으로 나왔다.

넓고 높은 곳 한쪽에서 맵시 나는 엘리베이터가 소금구멍으로 막 들어간다.

저놈을 타고 올라가는 줄 알았더니 미안하지만 전망대행이란다.

안내자가 하는 말이 어이없다. 저거 타고 올라가 봤자 내려다보는 재미밖에 없단다.

아니 전망대는 내려다보려고 만든 것이 아닌가?

결국 우리는 화물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출구를 나서니 찬바람이 들이닥친다. 광산 정문에서 곡괭이를 멘 광부가 혼자 눈을 맞고 섰다.

조각하며 소금을 캐던,  아니, 소금 캐며 조각하던 멋진 폴란드 광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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