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 따스한 일요일 점심 무렵.
오랜만에 집 앞 공원으로 손녀딸과 같이 나갔다.
공원에서는 오늘까지 한다는 등 전시회가 열렸다.
고운 단풍아래에서 여우가 가을 소나타를 연주하는데 거 참 제대로 폼을 잡네.
많은 燈 조형물을 구경하다 벤치에서 쉬었다.
잠시 손녀딸이 제 에비와 노는 모습을 보노라니 이것들이 다 가을이 주는 선물이 아닌가 싶은 거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솜사탕 앞에서 손녀딸이 갑자기 배고프단다.
‘오냐, 이제 집에 다 왔으니 걱정 말아라’ 했더니만 듣고 있던 제 에비가 하는 말 ‘사달라는 소리네요’.
곧이곧대로 듣고 답한 이 융통성 없는 할에비의 참담함이란.
아무튼, 예년엔 11월쯤 되면 찬바람에 서리에 눈까지 오고 그랬는데
요즘은 어떻게 계절도 그렇고 아이들도 그렇고 대통령까지 세상이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