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볼 치러가는 날 비가 내린다.
티업 할 즈음 비는 멈췄지만 이번에는 짙은 안개가 시야를 가린다.
이것이 무슨 하늘의 조화인가.
비가 오건 눈이 오건 늘 푸른 소나무가 물방울을 하나씩 만들어 떨어뜨린다.
아무튼, 빗속 보다는 안개 속이 당근 낫다.
허공 속에다 때리고 가서 볼을 찾아 치는데 오잉, 생각 외로 잘 맞는다.
백나인에서는 안개가 거의 걷혔다. 헌데, 이번엔 앞 팀이 진로를 가로막는다.
나중엔 두 팀이나 밀렸다. 그래도 비나 안개보다는 한결 낫다.
시간에 쫓기는 사람들을 내려다보며 남아도는 시간으로 사진을 찍었다.
마지막 세 홀은 라이트 아래에서 볼을 쳤다.
비 오는데 볼치는 사람들보고 미쳤다고 흉봤는데 어느새 나도 그렇게 변해 간다.
사람 앞날은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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