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찾은 여주 JC 근처에 있는 퍼블릭 골프장 로비.
영동고속도로가 공사 중이라 빠른 길을 찾는다고 이리저리 우회해서 그런지
점심때쯤 들어섰는데 첫 느낌이 다른 곳과 달리 휑하다.
12시 50분에 티오프를 했다. 봄이 가득한 마루코스의 첫 홀.
벚꽃은 벌써 지고 연초록 이파리들이 햇빛에 반짝인다.
페어웨이 잔디들은 이제 거의 초록이다. 미세먼지만 없다면 기가 막힌 봄 풍경이겠다.
하지만 이 좋은 풍경과 달리 미스가 나기 시작하는 스윙.
급기야 두 번째 홀에서는 슬라이스 난 볼이 튕겨나갔는데
사진 오른쪽 언덕 위에서 퍼팅하는 사람 다리까지 맞췄다.
벌게진 허벅지를 문지르는 상대방에게 백배 사죄를 했다.
그러다 보니 볼이 잘 맞을 리가 없다.
첫 라운딩은 죽을 쓰는 것이 다반사라고는 하지만 사람까지 맞추다 보니 볼이 완전 갈지자로 간다.
골프란 것이 상대방이 잘 맞아야 동반자들도 신이 나는 법.
내가 죽을 쒀 그런지 모두들 애꿎은 잔디만 딥따 때렸다.
전반 마지막 홀인 145m 숏 홀. 구부정한 노인들이 볼을 날리는데 죄다 온 그린이다.
가뜩이나 다운 된 우린 한명도 온 그린을 못했다.
골프란 일단 공을 직선으로 멀리만 보내면 땡이다.
연초록 페어웨이가 한 번 맘껏 쳐 보라고 저렇게나 죽 뻗었는데
우째 이놈의 볼은 저 넓은 곳을 피해 왼쪽, 오른쪽 아니면 쪼로록 구르는지
아무튼, 올 해 첫 라운딩은
금수강산 뒤덮는 중국산 미세먼지와 예쁜 캐디 탓이나 하면서
십팔 홀을 공친 그런 하루가 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