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눈깨비가 쏟아지는 전소천에서 만난 '백할미새'
처음에는 물떼새인 줄 알고 그쪽에서 한참 찾았는데 할미새 종류다.
대개의 할미새들이 봄 가을에 지나가는 나그네새인데 비해 이놈은 겨울철새다.
비슷한 생김새의 '검은턱할미새'도 있다는데 검은턱은 봄가을에 오는 나그네 새란다.
멀리 캄차카반도 쪽에서 살다가 겨울을 나기 위해 이곳까지 내려온 작지만 강한 생명체.
말쑥한 생김새와 달리 하필 영종도에서도 가장 지저분한 이곳에서 왔다 갔다 하는지
볼수록 안타깝고 애잔하고 나중엔 미안하기까지 했다.
영종도 갯벌에서 볼 수 있는 겨울 철새는 많지 않다.
겨울 철새라 부를 수 있는 새는 흰뺨검둥오리나 기러기 종류가 전부로
이따금 보이는 텃새화된 저어새가 철새를 대신해서 모양을 낸다.
대부분 저어새는 동남아시아 쪽으로 날아가 겨울을 지낸단다.
털을 잔뜩 부풀린 흰뺨검둥오리 뒤태.
뚱뚱한 몸뚱이를 지탱하는 기울어진 한쪽 발이 신통방통하다.
집으로 들어오다 나무 아래 양지쪽에서 해바라기하는 고양이를 만났다.
민화에서 많이 본 딱 그 자세로 미동 없이 정면을 응시하는데
그림같이 아름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