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도 갯벌에서 만난 '민물도요'들의 군무.
저녁 무렵 송산유수지로 밀물을 맞아 몰려드는 새 구경 나갔다가
뜻밖에 만난 '민물도요'의 군무에 잠시 황홀한 시간을 보냈다.
'민물도요'는 도요목 도요과에 속하는 섭금류다.
섭금류란 조류분류군의 하나로 도요류와 물떼새처럼 바닷가나 습지등의
물가를 돌아다니며 먹이를 구하는 새를 가르킨다. 지구상에는 약 200여종이 있단다.
이름에 '민물'이 붙었지만 오히려 갯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민물도요'.
여름깃과 겨울깃이 다른데 겨울깃은 등이 검고 배가 흰색으로 이놈들은 대부분 아직 겨울깃이다.
여름깃은 배쪽에 검은색 얼룩이 생긴다. 유난히 떼 지어 이동하는 것을 좋아하는 새다.
우리나라를 통과하는 많은 나그네새 중에서
겨울에 찾아 오는 대표적인 철새로 이름이 났다.
철새들이 점점 수가 줄어드는 요즘 보기 드문 장관을 연출하는 '민물도요' 무리.
갯벌에서 먹이활동을 하는 모습은 쪼끄만 것이 별 볼 것이 없는데
떼지어 비행하는 모습은 전혀 상상밖이다.
아무려나 오늘같이 이렇게 많은 '민물도요'들이 난리법석을 떠는 것은 흔치 않은 일로
몇년 이래 처음으로 가까이서 마음껏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언젠가 알락꼬리마도요 군무를 이곳에서 만난적이 있는데
이놈들은 그보다 훨씬 더 많은 개체가 무리를 이루는 바람에 그때보다 더 웅장해 보였다.
특히 이놈들은 등과 배의 색깔이 반대색이라
방향을 바꿀 때마다 카드섹션 하듯 순식간에 색깔이 바뀌어 장관이다.
.
새의 군무를 보면 일정한 패턴이 있다.
가끔씩 우르르 날아 올랐다가는 한 바퀴 공중을 크게 돌아 다시 제 자리로 돌아와 앉는다.
틀림없이 어느 한 놈이 시작 할텐데 볼 수록 신기한 장면이다.
제일 앞에서 나는 놈은 뭔 놈인가?
아래쪽은 '알락꼬리마도요'
동물들의 무리짓기는 사람도 예외는 아니란다.
패션 유행, 금융시장의 등락, 부의 불평등등 현상들이 군무와 비슷한 행위다.
떼지어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는 새의 군무를 보며 사회의 쏠림현상도 펼치면 이와 같겠구나 했다.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민물도요 무리
불규칙적으로 보이지만 아무리 봐도 어디하나 불편하지 않은 비행이 아닌가
같이 또 따로 아니면 따로 또 같이 사는 세상이 그립다.
아무려나 민물도요 무리들이 만들어 내는 화려한 군무는
사람이 흉내낼 수 없는 신비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아낌없이 보여주었다.
영종도 갯벌 화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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