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예보대로 제시간이 되자 첫눈이 본때 있게 내렸다.
지구온난화로 세상이 어지럽지만 11월의 첫눈은 역시 변함이 없다.
낙엽 위 흰 눈이 얼마나 포근하게 보이는지 한기가 아니라 온기가 백운산을 감싼다.
떡갈나무 이파리에 붙은 첫눈.
쭈구렁망태기같던 낙엽이 눈 때문인지 오늘따라 탐스럽다.
역시 겨울에는 눈이 내려야 풍경이 살아난다.
첫눈 맞으며 오른 백운산 정상.
진눈깨비를 뿌리고 지나가는 검은 구름들이 영종도 하늘을 가득 덮었다.
내려오는 등산로 길가에서 만난 '댕댕이덩굴' 열매.
첫눈이 씻어낸 탱글탱글 여문 동그란 열매가 유난히 깨끗하다.
떡갈나무가 받아낸 첫눈 녹은 물.
오늘 내린 첫눈을 몽땅 받아낸 듯 꽤 많이 고였다.
참나무 등걸 아래에서 만난 사마귀 한 마리.
여름 가을은 벌써 가고 이제 눈까지 내리는데 아직도 멀쩡하네.
하도 궁금해서 나뭇가지로 건드렸더니 꿈쩍도 않는다.
아마도 첫눈을 맞고 정신을 잃은 듯.
백운산 나들목 데크길에서 만난 단풍나무 이파리들.
각양각색의 물기 머금은 낙엽들이 하나하나 살아서 반짝인다.
첫눈이 만들어낸 올 겨울 첫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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