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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일기

남산 타워 구경

by 조인스 자전거 2009. 1. 9.

 

서울 지하철역에서 남산공원 방향 9번 출구로 들어섰다.

오후 2시인데 누워있는 노숙자들이 여기저기 보인다.

산더미만 한 솜 이불을 덮고 있는 사람도 있고 종이 박스 한 장 덮고 있는 사람도 있다. 

다 못 살던 시절에는 보지 못하던 풍경이다. 지나가자니 맘이 스산하다.

좁은 출구로 빠져나오니 이번엔 전경들이 방패를 들고 입구를 가로막았다.

가슴을 조이며 지나가는데 이런 쳐다도 안 보네. 그리고 보니 슬쩍 기분이 나쁘네.

뭘 좀 물어보면 좋은텐데 말이다. 어디를 가는가. 집은 어딘가. 까불지 말라든가 

아무려나 출구로 나와 고개를 돌리나 서울역이 우리를 쳐다본다.

주변은 늘 공사중이고 급기야 남대문까지 불탔지만 서울역은 늘 변함이 없다.

 

 

 

 

 

9번 출구로 나와 50m쯤 가서 좌회전 했다.

페인트 냄새가 나는 STX빌딩 뒤로 N타워가 보인다.

멀리 보이지만 겨울답지 않은 포근한 날씨가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후암동 삼거리에서 또 좌회전, '힐튼호텔' 앞에서 드디어 남산공원 초입에 들어섰다.

지하철 출구에서 10분이 좀 넘는 비교적 가까운 거리 아무도 없는 계단을 올라서 

남산야외음악당 자리에서 바라본 N타워.

백범광장 여기저기에는 홀대받고 있는 과거가 지금도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

 

 

 

 

 

 

쉼터에서 본 '인왕산' 쪽 풍경. '남산 3호' 터널과 연결된 '반포로'가 아래쪽으로 보인다.

바로 서울시청광장과 연결되는 길이다. '우리은행' 건물 뒤로 '신세계', '한국은행'의 구식건물이 빠금히 보이네.

그 뒤 두개의 '롯데그룹' 건물이 서울의 심장부에 꽂혔다.

 

 

 



 

같은 자리에서 고개를 들어 찍은 사진.

'북악산' 너머로 보이는 '북한산'이 늠름하다. 아무리 봐도 잘생긴 산이다.

서울 시내를 양팔로 감싸 않은 품세가 남산에서 볼 수 있는 제일 멋있는 경치가

바로 이것이 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걷다, 쉬다, 먹다 하면서 오르다 보니 케이블카를 만나게 되었다.

갑자기 사람 숫자가 늘어났다. 명동쪽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오른 사람들이다.

 

 

 

 

 

 

'남산 봉수대' 위로 보이는 'N타워'.

봉수대를 시민들이 맘대로 들어갈 수 있도록 해 놓았다.

뜻밖이었다. 그래서인지 들어간 사람들은 다 함박웃음이다.

낮에는 연기로 밤에는 불꽃으로 신호를 보냈다는 곳이다.

지금은 찌리릿 전파로 보낸단다. 

 

 

 

 

드디어 N타워 전망대로 올라왔다.

날씨도 흐리고 창에 얼룩이 많지만 나름대로 시원한 풍경이 아래로 내려다 보인다.

오른쪽 끝이 서울 고층건물의 원조 63빌딩. 돌아가는 삼각지가 가운데 보이고

연결된 한강로가 수직으로 시원하게 뚫렸다. 그 오른쪽에

용산 시티파크와 철거민 참사 현장이 무심하게 놓여있다.

건물이 높아질수록 그림자는 길어진단다.

 

 

 

동남쪽 ' 하얏트호텔'방향. 강남이 한 눈에 들어오는 풍경.

부동산 계급사회의 최상층을 이루고 있는 지역이 펼쳐진다.

강남지역 땅을 다 팔면 호주 땅을 다 사고 뉴질랜드 땅까지 살 수 있다고 한 적도 있었지.

 

 

 

동쪽방향. 한강은 역시 멋있는 강이다.

옆구리만 보여주던 한강이 슬쩍 허리를 휘어 쭉 뻗은 몸매를 과시한다.

이렇게 큰 도시에 저렇게 맑고 많은 물을 담고 흐르는 강이 있다는 것은 축복이 아닐 수 없다.

성수대교, 영동대교가 차례로 보인다.

 

 

 

북동쪽 동대문구 방향. 왼쪽 앞에 '남산한옥마을'이 보인다.

사진 가운데 위치한 동대문은 아쉽게도 빌딩들이 가려 안 보인다.

' 프레야타운 밀레오레'등 이상한 이름의 빌딩들만 오뚝하다.

 

 

 

'N타워' 앞마당에서 민속 공연이 한창이다. 하필이면 싸움질이네. 

뜯어 말리고 싶은 내 마음을 누가 알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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