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만난 '산제비나비'가 보고 싶어 다시 찾은 '씨사이드 파크' 꽃밭.
오늘은 백일홍 꽃밭에서 꿀을 빠는 '산제비나비'와 한참 놀았다.
언제부턴가 눈에 띄기 시작했던 개량종 백일홍은 색깔이 참으로 다양하다.
우리 어릴적 빨간색 일색이었던 백일홍에 비하면 눈부신 품종개량이다.
하지만 볼때마다 옛날 시골 담장아래 핀 붉은 백일홍이 그립다.
아무려나 검고 커다란 제비나비의 자태가 오늘따라 돋보이는 건
무수히 많은 활짝 핀 백일홍 꽃때문이다.
생물학적 공생관계가 만들어 내는 풍경중에 꽃과 나비는 그야말로 최고 궁합이다.
꽃과 나비 궁합중에서도 특히 백일홍과 제비나비가 만드는 풍경은 한폭의 민속화다.
어딘가 투박하지만 깊이 있는 정겨움이 담겨있다.
카메라를 들고 편하게 렌즈를 들이댈 수 있는 것 중에
꽃과 나비만한 것이 또 있으랴 싶은 것은
피사체가 아름다움의 결정체인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주변 환경 모두가 평화 그 자체이기 때문이겠다.
산책하면서 사진을 찍는 건지 아니면 사진을 찍으러 산책을 하는 건지 늘 헷갈린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집에 있으면 갑갑증이 나서 못 견딘다는 사실이다.
요즘은 제비나비나 백일홍과 같은 친구들이 자꾸 밖에서 나오라고 불러 댄다.
나이가 들수록 인간 친구들이 사라지고 자연 친구들이 생겨난다.
언젠가 나 자신도 자연 속으로 들어가겠지.
자연 속에서 다시 태어난다면 꽃이나 나비가 되면 좋겠다.
꽃이면 나비가 와서 좋고 나비라면 꽃을 만날 수 있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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