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밥나무' 겨울눈마다 새순이 달렸다.
겨울에 새 순을 내밀고 지내는 모습을 보면 참 대단한 나무라는 생각이 든다.
등산로 초입부터 눈발이 날리더니만 눈송이가 점점 커진다.
겨울 빨간 열매가 달린 나무중에서 가지와 열매가 잘 어울리는 나무는 찔레다.
흩날리는 눈발과 단단하고 앙증맞은 찔레가 앙상블을 이루는데 볼수록 천상의 궁합이로다.
하늘에서 쏟아지는 눈은 어디서나 아름다운 경치를 만들어 낸다.
숲속에서는 어두운 소나무 숲이 특히 유별난데 흰색과 검푸른 초록의 조화는 절경이다.
눈밭에서 빛를 발하는 자연산 '쥐똥나무'의 새까만 열매.
자연이 만들어 내는 흑백의 조화가 잠시나마 추위를 잊게 만든다.
봄에 제일 먼저 꽃을 피워 산천을 물들이던 '진달래'.
다른 나무들은 가지가 앙상한데 저혼자 여전히 잎을 달고 눈발을 받아낸다.
'댕댕이덩굴'
아직 건재한 '윤노리나무'의 가을 잎
올 해 떨어진 도토리에서 싹이 튼 '떡갈나무'?
통째로 박재가 되었다.
스무 살 감성을 자극하던 눈길의 첫 발자국은 아련한 옛 추억이 되었는가
눈길을 걸으며 내내 드는 생각이란 게 미끄러져 다치면 어떡하지 뿐
몸과 마음이 얼마나 늙었는지를 새삼 실감한 설중산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