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겔란' 조각공원은 노르웨이 Frogner Park의 일부로 조각가 비겔란(1869~1946)의
청동, 화강석 조각 200여점을 전시한 공원이다. 넓은 공원 곳곳에 오직 비겔란의 작품만 있다.
공원에 있는 조각상들은 중앙 다리 난간과 분수대의 청동상,
그리고 공원 중앙부분의 석상들로 구성되었다. 중앙에 오벨리스크처럼 솟아 있는 조각상이 유명한 인간군상 '모노리스'.
입구 쪽 다리에서 처음 만나게 되는 58개 청동상은
어른과 아이가 어우러져 울고 웃는 모습이다.
모두가 벌거벗었지만 통통한 몸통이 왠지 정감이 가는 모습들이다.
동상들은 특이하게 제목과 제작 연대가 없다.
작가 '비겔란'이 일부러 보는 사람들을 배려해 만들지 않았다고 한다.
보는 사람들이 마음대로 생각하며 보고 즐기라는 작가의 열린 마음이 엿보인다.
더 특이한 점은 조각상과 감상하는 사람들의 거리감이 없다는 거다.
동상에 매달리고 들러붙고 깔고 앉아도 뭐라 하는 사람이 없다.
그래서 그랬는지 조각상들이 하나같이 튼튼하게 생겼다.
인물상들은 보는 사람과 거리감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하나같이 친근하다.
위인이나 신화 속 근엄한 동상들이 천지인 유럽에서 별나라가 이곳이다.
'비겔란'이 아버지에게 얻어맞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라고 소문난 작품.
천재 작가 '비겔란'의 어린 시절은 일반적인 가정에 비해 불행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기억하기 힘든 시절을 아름다운 동상으로 만들어 세움으로서
지금도 노르웨이 사람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유명한 작가가 되었다는 것이었던 것이다.
우는 아이 동상 앞에서 활짝 웃는 꼬마가 인상적이다.
'샤덴프로이데', 남의 불행을 보고 살짝 좋아지는 기분.
설마 이 아이가 그런 느낌을
머리를 산발한 동상도 있다.
그 역동적인 움직임 앞에서, 주체 못하는 에너지를 발산하는 동양처자.
진정한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주는 동상.
아이들을 이 정도는 만들어 데리고 놀아 줘야 아버지라 할 수 있지 않나
하는 계몽사상이 담긴 조각상.
시커먼 칙칙한 동상들을 찍고 있는데 그 사이로 꼬마 여자 아이들이 눈에 들어온다.
구김살 없는 아이들을 보고 있자니 동서양을 막론하고 아이들은 역시 천사 같다.
비겔란 공원의 하이라이트인 '모노리스'다.
남녀노소가 한 덩어리가 되어 밀고 당기며 위로 향하고 있다.
인간사 희로애락을 하나로 뭉뚱그려 기둥으로 세웠다.
인간 바벨탑.
모노리스 앞에는 커다란 분수대가 있다.
인간세상사 물처럼 화합하기를
고민하는 인간 군상을 멀리서 봤다.
멀리서 보면 역시 모두 아름답다.
특히 아이들에게 비겔란 공원은 신나는 놀이터다.
조각상 자체가 그런 것들이 많다.
노인들도 있다.
한 천재 예술가의 열정을 소중히 키워 세계적인 조각공원으로 탄생시킨 노르웨이와
조국을 위해 평생 한 우물을 판 천재 예술가가 마냥 부러운 조각 공원.
추운 기후이지만 따뜻하게 사는 나라 노르웨이
'비겔란 조각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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