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원 광장에 집결했던 참가팀들이 하나둘 행진을 시작한다.
어디서 구경해야 좋을까 사람들 뒤에서 우물쭈물하는데
저기 길 안쪽에 한국 아줌마가 보인다.
용기를 내 나도 사람들 틈을 비집고 들어가 길 안쪽에 쪼그리고 앉았다.
의자는 없지만 편안히 앉아 사진을 찍으니 로얄석이 부럽지 않다.
어마어마한 덩치의 무희가 덩실 덩실 몸을 흔들며 걸어온다.
제일 앞에 서서 신나게 몸을 흔들어댄다.
과연 선진국이다.
이어 시커먼 젊은이들이 미는 커다란 무개차도 나타난다.
위에 탄 미녀들은 춤추며 신이 났는데 아래 남자들 표정은 다 죽는 표정이다.
어린 꼬마들로 이루어진 팀도 있다.
질서 있게 걸어오며 춤을 추는데 아이고, 깨물어 주고 싶었다.
춤추는 무희를 바로 앞에서 보고 있자니 인생이 행복했다.
요 동작은 서너 발짝 걷다 돌다 ‘짠’ 하고 서는 모습이다.
아직도 삼바 음악이 귓가에 선하다.
무개차 위에 홀로 선 여왕.
아래서 줄 맞춰 걷는 무희들.
늘어서서 구경하는 구경꾼.
모두 모두 즐겁다. 행복하다.
무희들의 춤도 사실 별난 게 아니다. 두 박자 걷다 멈추고 몸을 흔들면 된다.
그러다가 간혹 카메라를 보면 비명도 한번 지르고
혼자서 미친 듯이 돌기도 한다.
질서 있게 행진하는 남성 팀도 있었다.
이들은 다양한 표정으로 한 몫 한다.
파란 하늘아래서 펼쳐지는
북극 가까이 사는 산타나라 사람들의 잔치
그들은 파란 하늘과 따가운 햇볕과 맑은 공기 속에서
자연과 하나 되어 잔치를 벌이고 있었다.
깨끗한 축제다.
더 보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며 억지로 발길을 돌리는데
삼바 행렬이 골목을 지나 왼쪽 오픈 마켓 광장으로 사라진다.
생각 없이 여행 다니다 만난 최고의 구경꺼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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