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쿤에서 ‘치첸이사’가 있는 서쪽으로 향하는 일방통행 고속도로는
초원지대를 뚫고 지나는 일명 ‘대통령 도로’다.
우리를 추월하는 차는 별로 없었다.
입간판에 그려진 ‘유카탄 반도’.
칸쿤에서 메리다로 향하는 도로 중 빨간색 도로가 고속도로다.
강도 산도 없는 목초지대를 세 시간 가량 신나게 달려 ‘치첸이사’ 에 도착했다.
‘치첸이사’ 입구.
정확한 수학을 사용했던 마야인답게 입구도 사뭇 기하학적이다.
마야문명의 랜드마크 ‘쿠클칸의 피라미드’.
9세기 초 완성된 이 피라미드는 동서남북으로 크게 놓인 계단이 인상적이다.
사방 각각 91개로 된 4면의 계단에 정상 계단 하나를 더하면 365개가 된단다.
마야인은 여기 밀림 속에 수많은 석조 건축물을 남기고 홀연히 지구에서 자취를 감췄다.
‘쿠클칸의 피라미드’는 지금 보수 공사 중이다.
마야인은 금속기나 바퀴를 사용하지 않고도 이 같은 거대 건축물을 만들었단다.
그들은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정교하고 복잡한 문자 체계를 사용했다고 전한다.
북서 쪽 면
'치첸이트사'는 2007년 '새로운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선정됐다.
정밀한 천체관측 기록을 남긴 마야인은 근대 이전에 가장 정확한 달력을 제작하기도 했다.
서쪽 면.
피라미드는 마야의 높은 건축 기술과 천문학 수준을 한눈에 보여준다.
이 건축물은 ‘테오티우칸’의 태양의 피라미드처럼 중심축이 북동과 남서쪽으로 기울었다.
즉 태양이 정확히 정 동쪽에서 뜨고 지는 날에 맞춘 것이다
남쪽 면
‘치첸이사’는 마야어로 '우물가에 사는 ‘이트사족의 집'이란 뜻으로
마야 문명의 중심지다.
9세기 초 마야의 부족 중 하나인 ‘이트사'족이 처음 건설했다고 추측한다.
피라미드 옆에 있는 인신공희 장소인 ‘전사의 신전’.
아래쪽으로 돌기둥들이 무수하게 줄지어 섰는데 아직 그 용도를 알 수 없단다.
모두 합하면 천개나 된다는 수많은 돌기둥
그 오열이 얼마나 정확한지 감탄사가 절로 난다.
신전 중앙에 누운 사람 모습의 '착 몰상'이 인상적이다.
저곳에 인간의 심장을 제물로 올려놓았다고 전한다.
아래서 올려다보니 정말 신전스럽다.
'쿠쿨칸'(kukulkan)의 머리 부분.
모서리 그림자가 피라미드 한쪽 끝 부분에 있는 뱀 머리 모양 조각에 연결되어,
해가 뜨면 그 그림자가 마치 뱀이 꿈틀대며 하강하는 모습이 연출된다는 그 곳이다.
마야 유적마다 발견된다는 ‘후에고 데 펠로타’ 경기장 전경.
지금도 멕시코 시골마을에서 ‘울라마’라는 이름으로 행해진다는 이 공놀이는
손과 발을 쓰지 않고 허벅지와 엉덩이뼈 부분으로 고무공을 쳐 보내 링에 넣는 경기다.
경기장 한쪽 벽면에 매달린 골대.
설명을 열중해서 들었으나 어떻게 점수를 내는지는 지금도 잘 모르겠다.
아무려나 경기에서 우승한 편의 주장은 희생 제물로 바쳐졌다는데
목숨을 걸고 하는 경기가 바로 이 경기였다.
경기장 옆에 있는 인신공양에 쓰인 자들의 해골을 쌓아올렸던 ‘쏨판똘리나’.
줄지어 선 해골 모양의 부조가 다 다른 모양이다.
'인신공희' (人身供犧) 예식 때 악기로 쓰였다는 천년 묵은 돌무더기.
그러고 보니 제단과 제기는 다 그대로 남아있는 셈이다. 제물만 있으면... 헉.
지하 동굴 연못 ‘세노테’.
석회암 지역에서 동굴의 천장이 무너져 내려 물웅덩이를 만든 곳이다.
마야인은 이곳을 성스러운 우물이라고 여겨 여기서 기우제를 지내며
어린 여자아이들을 제물로 바쳤다고 전한다.
제단 중앙을 자세히 보니 도마뱀한마리가 고개를 바짝 쳐들고 바라본다.
언제부터 있었는지 우리가 구경하는 내내 저러고 있다.
환생일까?
‘치첸이사’ 건축물 사이사이로 빨래처럼 너풀거리는 천 조각들.
시커먼 돌투성이 풍경 속에서 얼마나 신선한지 모르겠다.
색깔에도 삶과 죽음이 있는 듯하다.
이곳 석조물 'Salida'에는 어디에서나 혀 없는 뱀 머리가 보이는데
크고 화려한 석조물에 붙은 뱀 머리는 어디서나 부조화다.
마야인이 용을 몰랐던 것이 왠지 아쉽다.
노점상 천막 끝에서 흔들거리는 뱀의 머리.
마야인들에게 뱀은 죽음이 곧 새로운 출발임을 보여주는 신비한 동물이었다.
피라미드 남쪽으로 10여분쯤 걸어 들어간 숲속에서 만난 마야의 '첨성대'인 ‘카라콜’.
고대 마야인들이 태양과 달, 금성 등을 관측했다는 둥근 돔 모양의 천문 관측대다.
10세기 말에 세워진 곳으로 지금 당장 이곳이 천문관측소라해도 믿을 정도다.
검은 독수리가 떠나는 우리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제단 위의 인육을 쪼아 먹던 그놈들이 아닐까 어딘지 으스스한 신비의 ‘치첸이사’.
참, 2012년 세상의 종말이 온다고 예언했다는 오천 년짜리 마야달력 외에
계속 이어지는 새로운 마야 달력이 최근 과테말라 한 동굴에서 발견되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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