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입구에서 잡상인들이 오는 손님을 맞이한다.
그런데 진열해 놓은 물건들이 대개가 옷가지들이다. 속옷까지 있다.
세르비아에 와서 계속 드는 느낌이지만 여기 사람들 체격은 정말 크다.
머리를 민 운동선수들의 표정이 순해 보여 사진을 찍어준다니 예쁘게도 앉는다.
사진 찍을 때 보면 보통 큰 사람은 앉더니만 여기도 예외가 아니다.
이곳은 말이 공원이지 사실은 2,000년의 역사를 지닌 '칼레 메그단 요새'이다.
요새로서의 용도가 끝난 해자를 여러가지 체육시설로 개조한 곳이다.
세르비아인들은 큰 키를 놀리지 않고 운동으로 열심히 단련한다.
잘 만든 농구장도 있다.
누구 생각인지 성을 이용한 체육시설은 실질적인 공간 활용은 물론이고 조경용으로도 훌륭하다.
무기 박물관으로 용도 변경된 해자도 있다.
1,2차 세계대전에서 사용했던 별별 큰 무기들을 진열해 놓았다.
사람들 죽이는 저런 것들은 뭐가 좋다고 전시해 놓는지 볼 때 마다 모르겠다.
어마어마하게 큰 화포 하나. 화약을 다져 넣고 쇠구슬을 넣고 심지에 불을 붙여 쏘는 대포다.
무기는 사람들을 죽이는 방법에 따라 찔러 죽이는 것, 때려죽이는 것, 맞춰 죽이는 것,
찢어 죽이는 것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놈은 사람을 맞춰 죽이는 것이다.
칼레메그단 성의 끝에 서면 바로 앞쪽에 두물머리가 나타난다.
왼쪽의 '사바 강'과 오른쪽의 '다뉴브 강'이 만나는 곳이다.
강 너머로 넓은 평야가 펼쳐지고 '베오그라드' 신시가지가 멋지게 펼쳐진다.
전쟁은 오래전에 끝났고 넓은 평야를 호령하던 요새는 지금 공원이 되었다.
전망 좋은 벤치는 대개 노인들이 차지했고 커플들은 으슥한 벤치에서
외톨이는 돌 위에 아무렇게나 앉아 석양의 아름다움을 즐기고 있다.
공원 끝에서 넓은 평원을 바라보며 서 있는 '빅토르'라는 이름의 동상.
원래 시내 중심부에 있다가 벌거벗었다는 이유로 이곳 공원의 끄트머리까지 쫓겨났다고 하는데
동상이 생긴 모양부터가 좀 이상하기는 하다.
석양에 물든 공원을 떠나며 뒤돌아서서 찍은 기념탑이다. 가까이서 볼때보다 훨 낫다.
멀어지면 다 아름답다. 풍경이든 기억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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