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산에서 '범부전나비' (봄형)를 처음 대면했다.
사진으로만 보던 꽃이나 곤충을 처음 발견하면 그야말로 심장이 벌렁거린다.
작은 생물들이 주는 순간의 설렘은 밋밋한 일상의 조미료다.
부전나비과의 나비들은 다른 나비에 비해 생김새에서 따 온 것들이 많다.
푸른색은 푸른부전나비 검은색이면 암먹부전나비 이놈처럼 범 무늬가 있으면
범부전나비다.
꽃사과 꽃에 얼굴을 몽땅 파묻은 '범부전나비'
검은머리물떼새가 갯벌에 머리 파묻는 거나 별다름이 없다.
동물들이 뭘 먹는 것을 보면 왜 저리도 예쁜지.
'범부전나비'를 찍다가 발견한 '푸른부전나비'
그러니까 오늘은 평상시에 보기힘든 부전나비 두 종류를 한 곳에서 다 봤다.
만개한 꽃사과 꽃은 그냥 덤이다.
꽃잎인지 나비인지 헷갈릴 정도로 눈부신 풍경.
장자의 호접지몽은 이런 순간을 보고 읊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날 정도다.
푸른부전나비의 푸르스름한 빛과 흰 꽃사과의 꽃잎이 분간이 잘 안 간다.
오늘은 백운산 정상에서 나비 세 종류를 한 번에 만났다.
'산호랑나비' 이놈은 카메라를 배낭에 넣고 막 돌아서려는데 나타나서
휴대폰으로 대충 찍었는데 카메라보다 더 잘 나온 것 같다.
아무튼 요즘 백운산 등산로에는 나비가 떼로 춤을 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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