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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그리스 일주 여행

by 조인스 자전거 2011. 10. 21.

어제 서울행 비행기에서 비빕밥을 먹으며 그리스가 공공기관 총파업에 들어갔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하니 비록 그리스 터키국경에서 두어 시간이 이유 없이 붙잡혀 있었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그것 참 스릴 있던 여행이란 생각이 든다.

 

 

 

 

이스탄불 공항 터미널. 그리스 경제가 엉터리임은 비행 노선에서부터 알아볼 수 있다.

그리스에는 잘 나가는 우리나라의 직항로가 아직 없다.

따라서 어디서건 아테네행 비행기는 갈아타야 한다.

 

 

 

 

두 시에 인천을 출발해 무려 열 시간이 지나서야 아테네 공항에 도착했다.

세월이 흐를수록 점점 부담스러워지는 비행시간이다.

그래도 이렇게 짐을 찾는 순간이 있어 견딜 수 있다.

 

 

 

 

다음날 아침, 아테네 아크로폴리스로 향하는 길.

늘 막히는 길이지만 오늘은 공공운송기관이 모두 파업이라 더더욱 혼잡하다는 아테네 중앙로다.

기름 값이 우리보다 비싸고 나라 경제가 부도가 났는데도 국민들은 별로 관심이 없는

이상한 나라라고 십 여 년 넘게 이곳에서 산다는 가이드가 혀를 찬다.

 

 

 

 

도로변에 쌓인 쓰레기들이 그리스 현재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리스 경제가 이 꼴이 난 것은 뱁새가 황새를 쫒다 일어난 일이라고 가이드가 짧게 분석한다.

그리고 그 속에는 잘 보이지 않는 공직자들의 부정부패가 자리 잡고 있다는 말도.

그러니까 쓰레기 같은 공무원들의 행태가 불러온 당연한 결말이라는 것이다.

 

 

 

 

여행 첫 일정인 아크로폴리스 구경은 공무원 파업으로 가지도 못하고

그 동남쪽 아래에 있는 아크로폴리스 박물관을 구경했다.

빼앗긴 유적을 돌려받으면 전시할 목적으로 2년 전에 완공한 현대식 건물이다.

우리처럼 꿩 대신 닭을 보러 온 관광객들로 아침부터 박물관이 북적인다.

 

 

 

 

박물관에서 바라본 아크로 폴리스. 파르테논 신전 남쪽이다.
사람들이 하나도 없어 썰렁하다.

 

 

 

 

박물관은 옛 유적지 위에 세웠는데 건물 모양을 파르테논 신전의 방향이나 구조와 비슷하게 지었다.

주변과 어울리지 않는 외양으로 욕을 먹고 있다고는 하지만

안은 이것저것 볼거리가 많은 작고 알찬 박물관이다.

 

 

 

 

한 시간가량 관람을 끝내고 박물관을 나섰다. 박물관 앞마당에 있는 올리브 나무에 열매가 실하다.

그러나 그리스인들은 한 해 동안 뭘 했는지 지금은 텅 빈 곳간을 아예 열어 놓고 파업이다.

이천 오백년 전부터 소크라테스가 '네 주제를 알라'고 그렇게 말했건만

룰루랄라 일 안하고 놀기만 좋아하는 그리스인들은 바야흐로 깡통을 차게 된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