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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일기

북한산 가을

by 조인스 자전거 2011. 11. 2.

단풍구경 한 번 해 보자고 북한산에 올랐다.

이북 5도청에서 오르는 길을 통해 동네 뒷산 오르듯 '사모바위'에 올랐다.

'비봉'이나 '사모바위'나 아무튼 북한산 봉우리는 처음 올라본다.

'비봉'도 그렇지만 '사모'도 평소 생각했던 뜻과 다 다르다.

秘峰은 碑峰이었고 思慕는 틀림없는 四帽였다.

 

 

 

비봉 꼭대기는 갑자기 무섬증이 몰려와 오르지 못했다.

친구들이라도 오르면 같이 할 텐데 저 사람들은 아예 아래에서 손이나 흔들지

오를 생각도 안 했다.

 

 

 

 

'사모바위'에서 바라본 백운대,

인수봉, 만경대. 요 세 봉우리 덕에 '삼각산'이란 이름을 얻은 것이다.

평소 북한산은 아주 높고 험한 산일 것이라 하며 여태껏 살았다.

아니 그런데 두어 시간 올랐더니 북한산의 심장부에 다다르는 거다.

마당바위에 앉아 북한산 등정의 뿌듯함을 만끽했다.

 

 

 

우리가 지나온 비봉이다. 올라가지 못해서 사진이나 찍었다.

가만 보니 꼭대기에 서서 사진까지 찍는 사람이 있다. 우와 부럽습니다.

 

 

 

사모바위근처는 넓은 공간이 있어 흡사 장마당 같다.

남녀노소들이 제각각 갖가지 모습으로 오후를 보내고 있었다.

사람은 많지만 깨끗한 주변과 조용한 분위기가 더 아름다웠다.

 

 

 

 

우리도 나름대로 점잖게 사진을 하나 찍었다.

 

 

 

 

사모 바위 바로 아래쪽 바위굴에는 '68. 1. 21 '청와대 습격사건' 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사건 전모를 쓴 안내문을 읽으며 세월의 무상함을 다시 한 번 느꼈다.

 

 

 

 

북한산 단풍은 그리 화려하지 않다.

승가사 쪽으로 내려오다 드디어 제대로 된 단풍을 만났다.

하늘 높이 솟은 상수리나무아래서 하늘을 봤는데 그곳에 단풍이 있었다.

 

 

 

오를 때 못 본 단풍을 여기서 다 만날 수 있었다.

꽃도 내려 올 때만 보인다고 하더니만 단풍도 예외가 아니었던 거다.

승가사 쪽의 하산 길은 계곡을 타고 내려오는 길이라 운치도 있고 단풍도 아름답다.

 

 

 

계곡에는 예상외로 맑은 물이 흐르는데 그곳에는 물고기까지 보인다.

한두 마리도 아니고 아주 떼를 지어 햇빛바래기를 하고 있었다.

“산천어다 버들치다. 자연산이다. 양식이다” 의견이 분분한데

물고기는 말이 없다.

 

 

 

 

단풍의 절정은 산을 다 내려와서야 만났다.

 

 

 

 

불타는 단풍. 나뭇잎과 햇살이 함께 만든 올 마지막 작품.

또 한해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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