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터 빌리지(Bicester Village)는 1995년 개장한 명품 아울렛으로
옥스퍼드로 가기 전 잠깐 들른 점심나절 풍경이다.
런던 메럴러번 역에서 기차로 1시간,
옥스퍼드에서는 버스로 삼십여분 가량 걸린다는데
백 여 개가 넘는 명품 매장에서 런던보다 30~70%이나
가격이 헐해 영국을 방문한 여행객들에게 인기 있는 쇼핑마을이란다.
명품 마을답게 포장마차도 은근히 멋이 나는데
파는 아가씨들까지 멋쟁이다.
이삼백 미터 길이의 중앙 통로를 사이에 두고 양쪽으로 매장이 줄을 섰다.
오가는 사람들 손에 하나같이 쇼핑백이 서너 개씩 들렸다.
이상하게도 사진기 들고 다니는 사람은 하나 안 보인다.
어디 못 올 곳을 온 것 같아 약간 쑥스러웠다.
마누라는 아이 쇼핑하러 가고 혼자 길가 벤치에 앉았는데
햄버거 가게에 중국 처녀들이 줄을 섰다.
명품은 동서양을 막론하고서 여성들이 있어 존재한다.
아니 남자 것도 있긴 있다지만 거의 양념 수준이다.
아니다. 명품은 한·중·일 삼국을 위해 존재한다.
요즘 들어 중국인들이 세계를 헤집고 다닌다는데 여기도 예외가 아니다.
잠시 들려 본 풍경이지만 거짓말 좀 보태서 쇼핑객의 반은 중국 사람들이다.
간혹 명품에 환장한 중국인들이 이곳을 찾는 날은
도심의 웬만한 가게는 텅 빈다는 소문도 있단다.
명품 아울렛에는 본래 쉴 수 있는 곳이 별로 없는데
만만한 곳이 한곳 있으니 바로 거리 중앙에 있는 ‘스타벅스’다.
화장실도 있고 빈자리가 널려서 비스터의 오아시스라 할 수 있겠다.
특히 햇빛 좋아하는 현지인들이 다 나가 있어 시원한 실내는 텅 비었다.
명품 마을에서 만난 블랙 풍경.
유럽인의 무채색 사랑은 여기서도 예외가 아니다.
블랙과 화이트의 비스터 버스.
런던에서 기차가 연결된다는데 버스도 다니는 모양이다.
런던에서 비스터행 기차가 도착하는 ‘비스터 노스’역에서 다니는 셔틀버스.
요금 2.25 파운드.
떠나며 버스에서 본 ‘비스터 빌리지’ 풍경.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명품에 관한 의미심상한 짧은 글.
명품 만드는 사람들은 대충 입고 다니면서 일해 돈 많이 벌어 여기저기 놀러 다니고
사는 사람들은 명품을 사 걸치고 뽐내느라 놀러 다니지도 못하고 죽어라 일한단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천만 원짜리 시계 찬 사람 보고 잠깐 부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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