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더미 같은 먼지를 일으키며 달리는 우유니 투어 짚.
이곳 벌판 길은 거의가 일정한 길이 없어 차는 제 맘대로 달린다.
대개는 앞차의 먼지를 피해 간다.
'바위 계곡'을 간다고 하기에 이 사막에 계곡은 어디에 숨어있을까 내심 기대하는데
벌판 한쪽에 자리한 크고 작은 바위 무더기가 갑자기 눈에 들어온다.
차는 짐작한대로 본선에서 벗어나 그 바위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들어왔다.
이곳이 이름하여 '바위계곡'(Valle De Rocas) 이란다.
그러니까 '바위계곡'은 일반적인 산속 깊은 계곡이 아니라 들판 가운데 있었던 것이다.
어디 강원도 계곡만을 생각했던 내 자신이 한심해 나도 모르게 헛웃음이 나오는데
주변에 늘어선 바위들이 그러지말고 나좀 봐달라고 서로 나선다.
아무려나 3,500m 고원지대 풍경이 꼭 바위가 아니더라도 그 자체로 이것저것 볼거리는 많다.
그 중 가장 신기했던 것은 이 식물이다.
사막 땡볕에 웬 이끼가 이렇게 잘 자랐나 궁금해 했더니 이끼가 아니라 '야례타'(Yareta) 라는 나무다.
이 나무는 이곳 안데스 산맥의 고원지대에서 자라는 상록식물이라는데
성장속도가 느려 일 년에 거의 1 Cm 정도밖에 안 자란단다.
또한 이끼와 닮은 생김새와는 딴판으로 그늘에서는 아예 살지도 못한단다.
그러니까 저 동양처자 옆의 '야레타'는 크기로 보자면 대략 100년이 넘었다고 봐도 되는 거다.
여기 고원지대에는 백년이 아니라 천 년 넘는 '야레타'가 수두룩하단다.
아무튼, 초록의 고원식물 하나가 사막을 풍성하게 만든다.
풀 한포기 안 보이는 사막지대이지만 저기 어디쯤에 그런 식물들이 자란다고 하니 괜히 내가 즐겁다.
바위 계곡에서 내다본 동쪽, 그러니까 '우유니' 쪽 풍경이다.
사막에는 고만고만한 관목들이 고만고만하게 자리잡고 자란다.
제각각 제 몸뚱이만한 공간을 품고 자라는 사막 식물들을 보자니 자연은 과연 자연스럽다.
아무튼, 바위계곡이란 실제 이런 풍경이어야 맞다.
멀리 솟은 만년설을 이은 고봉을 향해 달리는 찻길이 예술인데
이곳에서 우유니 소금사막까지는 2 시간이 걸리는 거리이다.
사실 바위계곡에는 멋스럽게 생긴 바위들이 꽤 많다.
그 옛날 어느 무렵 용암이 이곳 대지를 뒤덮은 이래 긴 세월 풍화와 침식을 견디고 살아남은 돌덩이들이다.
그런 생각으로 바위들을 보고 있자니 돌들이 뭔가 한 소리씩 하는 것도 같은데
들은 체도 안 하고 돌아서는 저 무심한 동양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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