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보낸 선물이 비오는 이 월 초하루 도착했다. 종일 침침하던 방 안이 갑자기 환하다.
어릴 때 우리는 커다란 컴퓨터를 사 줬는데 다 큰 아이는 맵시 나는 조그만 컴퓨터를 사서 보냈다.
마누라는 좋아서 이리보고 저리만지면서 아이가 옛날에 그랬듯이 손에서 놓지를 않는다.
전화기 붙잡고 아이가 하라는 대로 이거 누르고 저거 누르는 마누라를 보자니 답답함과 흐뭇함이 왔다 갔다 한다.
한참만에야 드디어 영상통화에 성공했다. 그것 참 깨끗하게도 나온다. 이래저래 좋은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