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일기439 7월 초하루 삼산 농막에서 늘 이만 원씩 내고 건너가던 ‘삼산도’를 엊그제 개통했다는 '석모대교'로 자동차를 타고 건넜다. 우리도 그렇지만 삼산 섬 주민들은 모르긴 몰라도 천지개벽하는 일이겠다. 오전 여덟시 풍경인데 오후가 들자 구경차량으로 교통체증까지 벌어졌다. 순식간에 다리를 지나 삼산 농막에 들어서자 초록세상이 펼쳐진다. 지난 달 초 심었던 채소들이 가뭄을 이겨내고 잘 자랐다. 오이를 제외 하고는 평년작 이상이다. 그 중 새 품종이라고 해서 심은 고추가 제일 잘 자랐다. 잎사귀나 열매가 얼마나 날씬한지 맛도 좋은데다 보기에도 좋다. 딱 야구공 만하게 달린 수박. 모종 하나에 하나씩 키워야 대갈통만하게 자란다는데 아직 실험은 하지 못 했다. 3년 된 복분자도 작년에 비해 많이 열렸다. 복분자는 씨가 커서 맨 입으로 먹기에는 좀.. 2017. 7. 3. 유월 라운딩 오랜 가뭄 끝에 내린 단비 때문인지 페어웨이가 반짝반짝 빛이 난다. 빗물에 씻긴 풍경 속에서는 왠지 힘이 솟구친다. 늘 재촉을 해야 볼을 치던 인간들이 줄을 서서 치겠다고 덤빈다. 처음으로 세 시가 넘어서 티업을 했다. 해가 쨍쨍하지만 이미 힘을 잃었다. 빗물에 씻긴 금계국이 황금빛을 내뿜는다. 여름 꽃들은 대개가 이렇듯 더운 색깔로 치장을 한다. 이열치열하라는 조물주의 뜻일 게다. 아무튼, 자꾸 뒤로만 가는 체력 때문에 마음 아픈 시절에 그나마 남은 힘으로 호기를 부릴 수 있는 운동은 골프밖에 없겠다. 2017. 6. 10. 삼산 농막에서 페리호를 쫓아오는 강화 외포리 갈매기들. 이제 열흘 정도만 있으면 저 추억의 새우깡 갈매기들도 볼 일이 없겠다 하니 오늘따라 갈매기들이 예사롭지 않다. 오랜만에 들어선 농막에서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잘 자라는 채소 모종들이다. 이따금 들락거리는 곳이지만 언제나 싱싱한 모습을 잃지 않는다. 채소밭 옆 '하늘나리'들도 튼튼한 꽃대를 올렸다. 초록 오라트리오 합창단이 천지창조를 부르는 모양이로다. 오이는 많이 자랐겠지 했는데 이제야 꽃이 떨어진다. 요즘 시장에 무더기로 쏟아져 나오는 오이들은 다 하우스오이다. 잘 자란 토마토 모종. '적상추'와 ‘비트’ 참외 모종은 간격이 너무 좁은 것 같다. 그래서 더 잘 자라는지 유독 싱싱하다. 열매 큰 수박은 간격이 더 좁네. ‘블루베리’는 열 개가 넘는 나무를 .. 2017. 6. 4. 청산도, 가우도, 장흥 구경 서편제 길을 한눈에 담아가도록 만들어 놓은 목재 설치물. 살다보면 작은 것이 큰것보다 기억에 남는 경우가 있는데 바로 그 앞에 자리한 이 집체만한 이 입간판이 그런 경우이다. 뭘 잔뜩 쓰고 파고 붙이고 했지만 앞쪽의 쬐끄만 구멍보다 못하니 드는 생각이다. 축제기간 중이어서 그런지 소나무 아래에서는 사진전이 열렸다. 현재 ‘청산도’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작품들이라는데 내셔널 지오그래픽 사진전과 비교해 손색이 없다. 그곳 소나무 아래에서 바라본 북쪽 풍경. 앞쪽 멀리 산 능선을 따라 ‘청산진성’이라는 산성도 보인다. 앞의 유채꽃밭은 드라마 ‘봄의 왈츠’ 를 찍기 위해 일부러 가꾼 것이란다. 그렇게 진도아리랑 가락을 흥얼거리며 서편제 길을 걷고는 여섯시 완도행 배를 타기위해 언덕을 내려왔다. 뒤돌아본 풍경으로 .. 2017. 5. 5. 전남, 청산도 늘 귀동냥만 하던 ‘청산도’ 봄 풍경을 보자고 새벽부터 난리를 친 끝에‘완도’ 항에서 ‘청산도’행 배에 올라탄 시각이 두시 반이다.부천 집에서 떠난 후 무려 9시간 만에 일이다.비행기를 탔으면 유럽에 갈 시간이다. 항구를 벗어나는 배에서 본 ‘완도’ 항 풍경.가운데 있는 배는 제주를 백분에 주파한다는 ‘블루 나래호’.오른쪽 산 위로 보이는 시설물은 최근 문을 열었다는 ‘완도 타워’. '완도' 항을 막 벗어날 때쯤 나타나는 ‘완도 명사십리 해수욕장’.명사십리는 원산에 있는 줄 알았는데 이곳에도 있다.해수욕장 앞은 미역 다시마 양식장이 깔렸다. '완도' 항에서 사십 여분 남쪽으로 달리자 내릴 준비를 하라는 안내방송이 나온다.선수 쪽 풍경으로 승용차 요금은 왕복 오 만원이란다. ‘청산도’.. 2017. 5. 3. 인천 수목원의 봄 인천 수목원에 봄이 한창이다. 군락을 이룬 ‘분홍현호색’과 ‘은쑥’이 화단을 가득 메웠는데 못 보던 풍경이라 어디 딴 세상에 온 듯하다. 활짝 갠 푸른 하늘이 반가워서 그러는지 서양 민들레도 곁에서 만개했다. 안 보이던 ‘조개나물’? 도 진한 보랏빛으로 아담한 꽃동네를 하나 만들었다. 마누라와 둘이서 두어 시간 무릉 도원같은 수목원을 한 바퀴 돌았다. ‘쥐오줌풀’ 언젠가 태백의 분주령, 금대봉 일대에서 만난 그 야생화다. 깊은 산 속에서 사는 야생화들이 하나 둘 도시로 이사를 온다. ‘보리수’ 바람에 흔들리는 수많은 꽃을 겨냥하고 대충 셔터를 눌렀는데 역시 많으면 뭐 하나 걸려드는 놈은 있게 마련 이 분만 어떻게 제 모습대로 딱 찍혔다. ‘골담초’ 이름은 풀 같지만 어엿한 나무. 더구나 이 나무는 사람의.. 2017. 4. 28. 봄맞이 라운딩 처음 찾은 여주 JC 근처에 있는 퍼블릭 골프장 로비. 영동고속도로가 공사 중이라 빠른 길을 찾는다고 이리저리 우회해서 그런지 점심때쯤 들어섰는데 첫 느낌이 다른 곳과 달리 휑하다. 12시 50분에 티오프를 했다. 봄이 가득한 마루코스의 첫 홀. 벚꽃은 벌써 지고 연초록 이파리들이 햇빛에 반짝인다. 페어웨이 잔디들은 이제 거의 초록이다. 미세먼지만 없다면 기가 막힌 봄 풍경이겠다. 하지만 이 좋은 풍경과 달리 미스가 나기 시작하는 스윙. 급기야 두 번째 홀에서는 슬라이스 난 볼이 튕겨나갔는데 사진 오른쪽 언덕 위에서 퍼팅하는 사람 다리까지 맞췄다. 벌게진 허벅지를 문지르는 상대방에게 백배 사죄를 했다. 그러다 보니 볼이 잘 맞을 리가 없다. 첫 라운딩은 죽을 쓰는 것이 다반사라고는 하지만 사람까지 맞추다.. 2017. 4. 22. 파란하늘 한동안 미세먼지로 뿌옇던 하늘이 파란모습을 드러냈다. 파란색 하늘을 만끽해 보자고 인천수목원을 찾았다. 파란 하늘아래 꽃들은 유난히 싱싱했다. ‘홍매’ ‘길마가지나무 꽃’ ‘개나리’ ‘수양매화’ ‘히어리’ 파랑색 하늘에 감동받아 그런지 공원 정자지붕 꼭대기에 앉은 까치가 미동도 없이 하늘만 바라본다. 2017. 4. 1. 수목원의 봄 , 3월 봄이 얼마나 왔나 궁금해서 집근처 수목원을 찾았다. 양지바른 곳에는 봄꽃이 만개했다. 이제 막 꽃을 피우는 ‘광대나물’. 봄의 전령 ‘봄까치꽃’은 아예 군락을 이뤘다. 손님 온다고 우는 까치처럼 봄이 왔음을 알린다 해서 이름을 얻었단다. 작지만 하나하나 그 생김새가 얼마나 똘똘한지 볼수록 귀여운 꽃. 괴상한 모습으로 봄을 알리는 ‘개암나무꽃’도 만개했다. 작년 이파리를 아직도 달고 꽃술을 주렁주렁 매단 모습이 우스꽝스럽다. ‘영춘화’도 이제 막 피기 시작했다. 이분은 말 그대로 봄을 맞이하는 꽃이다. 봄꽃이야 다 봄맞이지만 제대로 이름을 얻었다. ‘길마가지나무꽃’도 이제 막 핀다. 향기가 대단한 꽃인데 바람 때문인지 오늘은 잠잠하다. 이 이상한 이름은 ‘가는 길을 막는다’ 해서 얻은 이름이라는데 이유가 .. 2017. 3. 22. 서울 용마산 ‘아차산’에 있는 고구려시대 보루 중 가장 잘 복원된 ‘4보루’. ‘보루’란 둘레가 300m 이내의 작은 성을 말한단다. ‘최후의 보루가 무너졌다’ 로 많이 쓰이는 낱말. 그 입구에는 수문장을 대신한 거대한 ‘팥배나무’가 자라고 있다. 지금도 멋있지만 봄철 흰 꽃이 피면 장관이겠다. 북쪽을 겨냥하고 있는 보루 전경. 이 부근에서 유물들이 많이 나왔다고 하는데 박물관처럼 사진을 곁들인 안내판이 줄지어 섰다. 그곳에서 본 ‘암사대교’ 남단 풍경. 도로 왼쪽 '암사취수장' 쪽의 자전거 도로가 눈에 들어온다. 저곳은 한강 남쪽 자전거도로의 유일한 업힐 구간이다. '아차산'에서 ‘용마산’ 가는 갈림길에서 뒤돌아본 4 보루. 저쪽 능선 오른쪽이 ‘아차산’ 들머리다. 이곳에도 멋진 전망대가 있다. ‘아차산’ 전망대들.. 2017. 2. 16. 서울 아차산 지하철 '아차산역'에서 오르면 만나는 아차산 등산로 풍경중 하나.신작로처럼 넓은 등산로에는 약수터까지 있어 물통이 없어도 불편 없이 산을 즐길 수 있다. 서울 시내 여러 산을 다녔어도이렇게나 친절하게 이것저것 만들고 안내해 놓은 산은 보다 처음 보겠다. 등산객이 뻔질나게 지나는 길가에서 만난 쇠딱따구리 암컷.따다닥 하는 소리에 고개를 돌리니 길 가 나무에서 저렇게 나무를 쪼아댄다.전혀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걸 보니 ‘아차산’ 텃새가 분명하다. 아차산 '고구려정'에서 바라본 남쪽.산에 오르기 전부터 예상은 했지만 시내 조망은 미세먼지로 완전 꽝이다. 남서쪽 풍경이 좋은 전망을 우리가 만들어낸 먼지로 제대로 볼 수 없다는 것에안타깝다가 잠깐 화도 났다가 급기야 억울하기도 하고 나중에는 .. 2017. 2. 15. 덕유산 정상 덕유산 정상인 ‘향적봉’ 은 매우 넓다. 정면 바위 아래 정상석이 있어 증명사진 찍으려는 사람들이 줄을 섰다. 사실은 바위쪽이 정상인데 그곳엔 사람들이 별로 없다. 우리들은 간판을 너무도 사랑한다. 아무튼, 향적봉 정상은 넓어서 좋다. 멀리 아련히 보이는 곳이 지리산 천왕봉(1,915m)이다. 그 산세가 어찌나 아름다운지 잠시 황홀했다. 북서쪽 풍경. 우리가 곤돌라에서 내린 곳 즉 ‘설천봉’(1,525m)이 아래로 보인다. 그 뒤 산은 ‘적상산’(1,030m)으로 정상에 양수발전소가 있다. 산 오른쪽에 보이는 ‘무주호’로 물을 떨어뜨린다. 향적봉 정상에 자리한 거대한 ‘조망 안내판’이 눈길을 끈다. 생긴 모양도 희한한데 사진은 더 이상하다. 안내판으로 대충 짐작하는 정 동쪽의 합천 가야산‘상왕봉’(1,4.. 2017. 2. 9. 덕유산 향적봉 오르기 덕유산 정상으로 오르는 곤돌라를 타기 위해 들어선 '덕유산 스키리조트'. 휘황찬란하게 한껏 치장한 스키복 입은 사람들 사이에서 등산복 입고 어슬렁거리자니 주눅이 든다. 곤돌라를 기다리는 곳은 심심하지 않아 좋다. 별별 스키어가 별별 자세로 내려오는데 그 구경이 재밌다. 새처럼 활강하는 멋진 자세 하나. 2월 7일 오전 11시가 좀 넘은 시각, 등산용 곤돌라 타기위해 늘어선 기다란 줄 좀 보세요. 평일인데도 이 모양이니 공휴일에는 어떨지 안 봐도 비디오다. 참, ‘곤돌라’와 ‘케이블카’와 차이를 대충 구별하자면 양쪽에서 1대씩 왕복하면 케이블카 캐빈을 주렁주렁 매달고 한쪽 방향으로 다니면 곤돌라란다. 십 여분 곤돌라를 타고 올라와 만난 풍경. 날씨가 얼마나 포근한지 장갑을 벗고 다녀도 손 시린 걸 몰랐다... 2017. 2. 8. 뿌꾸와 명언 자기 자리에 앉으라. 그러면 아무도 너보고 일어서라 하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은 대체로 우리와 비슷하다. 먼 데서 짖는 소리를 듣고 자기도 짖는다. 2016. 12. 22. 가을 골프 결국 버디 없이 올 해 골프를 마감했다. 부스스한 억새풀이 왜 저리도 청승맞아 보이는지 헛한 내 속이 딱 저 모양이다. 이놈의 골프는 도대체 실력이 늘 기미를 안 보이는 것이 늘 운칠기삼을 모토로 하는 내 잘난 철학 때문이겠다. 아무튼, 오늘은 웅철이가 볼을 치다말고 갑자기 갈비뼈가 나간 것 같다며 죽는 소릴 한다. 걱정이 덜컥 되는데 이것이 친구 건강 걱정이 아니라 하나둘 골프채를 놔버려서 동반자 머릿수 채우기도 어려운 판에 또 하나가 아프다고 저러니 이젠 골프도 못 치게 생겼구나 하는 생각에서다. 그리고 보면 나도 참 별걸 다 걱정하며 사는 걱정스러운 인생이로다. 2016. 11. 17. 이전 1 ··· 3 4 5 6 7 8 9 ··· 3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