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가몬 박물관'(Pergamon museum)은 베를린의 박물관 섬 안에 있다.
여의도처럼 강 가운데 자리한 이 섬에는 많은 박물관들이 있어 박물관 섬으로 부른다.
섬 북쪽에 몰려있는 박물관들은 페르가몬 박물관을 비롯하여
신미술관, 구미술관, 보데 미술관등이 있다.
'페르가몬 박물관'과 붙어 있는 '신 박물관'(노이에 미술관).
복원 공사 끝에 2009년 10월에 재개장했단다.
'신 박물관' 로비에 걸린 이곳의 대표 소장품 ‘네페르티티 왕비의 흉상’ 걸개그림.
기원전 13세기 작품으로 아직도 선명한 색채를 갖고 있다.
그리고 페르가몬 박물관 옆 길 건너의 '구 박물관'.
이곳에서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유물을 많이 전시한단다.
‘루스트 공원’(Lustgarten)을 보고 있는 파르테논 신전 모양의 건물이 멋있는데
가지런한 이오니아식 18개 열주 위로 가로로 길게 쓴 황금색 라틴어 문장이 장관이다.
‘프리디리히 빌헬름 3세는 고대의 순수 예술 연구를 위해 1823년 이 건물을 세우다’.
신박물관 앞의 '구 국립미술관'(Alte Nationalgalerie). 뒤편 건물이 '페르가몬 박물관'.
그리고 보이진 않지만 그 뒤에 보데 박물관이 있다.
그러니 이 지역에서 발에 차이는 것은 다 박물관, 미술관들이다.
페르가몬 박물관을 들어서면 '페르가몬 제단(Pergamon Altar)'을 만난다.
헬레니즘 건축의 백미로 알려진 이 건물은 '제우스'를 모셨던 신전이다.
페르가몬은 기원전 180년 현재 터키 서북부 ‘베르가마’(Bergama)에서 번성했던
150년의 짧은 역사를 가졌으나 이집트 왕국과 겨뤘던 고대 소아시아 왕국이었다.
신전의 계단은 개방되어 전망대로 아니면 쉼터라 잠시 쉴 수도 있다.
계단 위에서 바라본 제1 전시실 풍경.
신전 기단 주변은 물론 전시실 사방 벽을 온통 석조 부조물로 도배를 했다.
부조물 중 하나인 마술과 주문을 관장하는 여신 '헤카테'.
조각상의 내용은 모두 신과 거인의 전쟁으로 그 사실적이고 역동적인 묘사가 장관인데
모두 육체미 대회에 나오는 근육질의 인간과 동물이 뒤엉켜 찌르고 내려치고 메치는 모습들이다.
Pergamon Altar - Athena Frieze (c. 170 BCE).
무섭기도 하지만 한없이 아름다운 석조 부조를 한참 보고 있으니
이 유물을 뜯어 들고 온 사람들의 마음을 다소 이해해 주려는 맘이 일어난다.
부조물의 역동성 못지않은 자세로 열변을 토하는 선생님 한분.
‘역사는 최선의 사람과 최악의 사람들이 중간에 있는
다수의 사람들을 제쳐놓고 저희끼리 하는 게임이다. ― E.H.’
이곳에는 대개가 고대 소아시아 지역에서 출토된 유물과 이슬람 유물들도 소장하고 있는데
독일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박물관으로 소문난 곳이다.
'Market Gate of Miletus'. 두 번째 전시실에도 통째로 뜯어온 거대한 건물이 한 채 있다.
처음에는 터키 에베소에서 봤던 '셀수스 도서관'으로 착각했는데 '밀레토스 시장의 문'이란다.
밀레토스는 에베소 바로 코밑에 있는 도시니 아마도 같은 사람들이 만들었음이 틀림없다.
전시관 門 자체가 유적으로 푸른빛 벽돌이 인상적인 '이슈타르(Ishtar Gate)'.
바빌론 제국 말기인 기원전 575년 '느브갓네살 2세' 때 만든 '이슈타르 여신'을 기리는
성문으로 당시 신바빌로니아의 바빌론으로 들어가는 가장 중요한 문이었다.
'이슈타르 문'과 연결된 통로의 벽 모형.
터널로 된 통로를 따라 양쪽으로 1,200마리의 사자를 조각했다.
2층 통로에서 내려다본 'Processional Way'.
원래 '이슈타르 문'은 문 두 개가 겹친 중문인데 현재 이곳에 있는 것은
앞 쪽의 작은 것이고 뒤 쪽의 큰 게이트는 박물관에 설치할 수 없을 정도로 커서
다른 곳에 보관했다 한다.
‘Orpheus Mosaic’ (Late 2nd century BCE).
남의 집 부엌 바닥까지 뜯어다 박물관 안에 펼쳐놓았다.
이름 하여 '로마 가정집 식당 바닥 모자이크'
‘Funerary Monument of Cartinia’ (1st century BCE).
이곳 유물들은 대개가 소아시아 지역의 고대 유물들이 주를 이룬다.
박물관 안에서 처음 보는 거대한 유물들을 보자니 흥미로움보다는
이 거대한 남의 나라 문화유산들을 분해해서 베를린까지 날라 온 독일인들과
자기나라 유적들을 뜯어 싣고 가는 것을 보고만 있어야 했던
피지배 민족의 삶이 우리와 겹쳐저 마음 한구석이 내내 찜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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