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더위는 도대체 지칠 줄을 모른다.
명색이 오늘 입추라는데 여전히 폭염주의보가 내렸다.
얼마나 더운지 그 맛을 한번 보자고 자전거를 끌고 ‘관곡지’로 향했다.
시흥 ‘그린웨이’ 자전거 도로에서 본 인천 남동구 ‘논현 아파트 단지’.
‘부천’에서 ‘관곡지’까지는 자전거로 시간 반이 걸린다.
‘관곡지’로 들어가는 입구 쪽에서부터 연밭이 넓게 펼쳐진다.
여름 꽃은 원래 많지 않은데 그나마 연꽃이 있어 화려하다.
일기당천이란 말은 연꽃을 두고 하는 말이겠다.
딱 야구공 크기의 연 꽃 봉오리 하나.
뜨거운 햇볕이 머리 위에서 쏟아지지만
뷰파인더에 들어앉는 연꽃을 보노라니 시원하기만하다.
커다란 연잎 아래서 데이트중인 연꽃들도 눈에 띈다.
왼쪽이 뭐라 뭐라 떠드니 오른쪽이 몸을 피한다.
‘관곡지’ 바로 옆으로는 ‘시흥’ 수로가 지난다.
그 방죽 위에 자리한 쉼터가 재미난 풍경을 만들고 있다.
책은 물론 자전거 운동기구까지 있다.
연꽃을 렌즈로 겨누는데 갑자기 나타난 커다란 ‘드론’ 처음에는 날짐승인줄 알았다.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장터가 연밭 가운데 자리했다.
그러나 제철임에도 시흥의 최고 명승지 ‘관곡지’는 개점 휴업상태다.
보통 때 평일보다 더 사람이 없다.
‘관곡지’ 연못에는 다른 곳과 달리 잠자리가 많다. 분명 고추잠자리 색깔인데 모양은 ‘배치래 잠자리’다.
배가 다른 잠자리에 비해 얇고 넓어 붙은 이름이다.
연못 한 쪽에 해바라기가 줄지어 섰는데 많이 상한 모습이다.
해바라기도 더위를 먹나 싶어 안쓰러웠다.
‘물닭’ 새끼한마리가 빠른 속도로 수련 꽃 옆을 지난다.
허나 수련은 미동도 없다.
‘수련’은 꽃봉오리부터가 각양각색이다.
잠자리는 어떻게 아는지 뾰족한 봉오리에만 앉는다.
책에서 본 기억에 따르면 잠자리는 날개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단다. 그러니 잠자리들은 제 자신을 늘 알고 사는 거다.
‘가시연’이다.
잎맥 위에 가시가 돋는다. 한참 보면 흉측하다.
질서정연한 ‘관곡지’ 연못 풍경.
매년 갈 때 마다 뭔가 달라진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이번에도 그랬다.
연밭 위로 보이는 오리지널 ‘관곡지’의 정자.
조선조 ‘강희맹’은 세조 9년 1463년 명나라에 다녀오면서
‘전당홍’(錢塘紅)이란 품종의 연꽃을 들여와 저 정자 앞 못에 심었단다. 관곡지는 개인 소유의 연못이다.
이후 연은 500년이 넘는 기간 이곳에 터를 잡고 자라 지금의 연꽃테마파크를 이루었는데
이곳 ‘관곡지’ 연꽃을 보기위해 찾아오는 관광객이 연중 80만 명을 웃돈단다.
사진은 열매 터널, 초점이 그만 집게에 물렸다.
모든 꽃마다 ‘관곡지’같은 사연들을 안고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재미난 세상을 만들 수 있겠다.
그렇게 ‘관곡지’에서 연꽃과 시간을 보내다 귀갓길에 올랐다.
관곡지로 가며오며 지나간 ‘시흥갯골생태공원 해수수영장’ 풍경.
연꽃 감상보다는 못하지만 이곳도 보기에 꽤 시원하다.
‘부천’에서 ‘관곡지’로 가는 길은 ‘소래포구’도 지난다. 꽃게 통발이 산처럼 길가에 쌓였는데 이것도 보기에 시원하다.
아무튼, 삼복더위라 하지만 뺨을 스치는 바람은 꽤 시원했다.
덥다고 하지만 이 더위도 얼만 남지 않은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