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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일기

빠가사리 대박

by 조인스 자전거 2011. 9. 23.

지난 7월에 밤낚시 가서 허탕 친 강화 해명산 줄기에 둘러싸인 들녘.

절치부심하며 찾은 같은 곳에다 낚싯줄을 던지고 주변을 둘러봤다. 바람은 선선한데 한낮 햇살이 쨍쨍하다.

 

 

 

가을 들판에 앉아 있으니 세상 부러울 게 없다. 파란 하늘을 머리에 인 벼이삭들이 등 뒤에서 뭐라 한다.

“저사람, 또 왔네.”

 

 

 

이번엔 벼메뚜기가 말을 건넨다.

“eu5o3iuro3or?”

 

 

 

알곡 풍성한 들녁과 달리 수로에서는 입질 한 번 없다. 물 위로 하얀 구름만 무심히 지나간다.

오후 내내 낚싯대도 졸고 나도 졸았다.

 

 

 

저녁 무렵까지 한 마리도 못 잡고 밥이나 먹으로 가다 찍은 빨간색 코스모스.

가을에는 코스모스 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면 뭐든 다 멋있다. 외포리 쪽으로 바닷물이 잔뜩 들어왔다.

 

 

 

그러나 반전은 오밤중에 일어났다. 입질한번 없던 그 자리에서 '빠가사리'를 6마리나 잡은 거다.

더구나 그 크기가 죄다 메기만하다. 생전 이렇게 큰 빠가는 처음 봤다. 말 그대로 대박이 난거다.

 

 

 

다음날, 승호와 둘이 먹기가 너무 아까워 빠가사리를 싸들고 불은면 용구네로 향했다.

묵직한 매운탕거리를 들고 친구 집을 찾아가는 기분은 정말 으쓱했다. 점심 겸 저녁을 셋이서 빠가사리 매운탕으로

포식했다. 가을은 이래저래 살찌는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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