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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독일, 보덴호수, ‘임페리아’ 像

by 조인스 자전거 2013. 11. 8.

독일 남부 '보덴호'의 랜드마크 '임페리아(Imperia) 像'.

콘스탄츠 부두로 들어오는 입구에 세워진 높이 9m의 콘크리트像으로

이곳에 오면 누구나 한번쯤을 보게 된다는 일명 ‘콘스탄츠 자유의 여신상’이다.

 

 

 

처음에는 뒷모습만 보여 실망했는데 잠시 뒤에 다시 보니 오잉?

치마를 살짝 풀어헤치고 나를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아니 이게 세상이 어떻게 된 일인가 했더니만

동상은 360도 돌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풍만한 가슴과 아래가 슬쩍 드러나는 드레스를 걸친 여자가 두 팔을 들었는데

손 위에는 구부정한 남자 둘이 벌거벗고 올라앉았다.

오른 손에는 왕관을 쓴 수염달린 늙은 남자,

왼손에는 교황의 관을 쓴 노인네다.

 

 

 

이 조형물은 지금부터 딱 이십년 전인 1993년에 여기 조각가 페터렝크(Pater Lenk)가

콘크리트를 재료로 사용해 만든 높이 9m, 무게 약 18톤의 동상으로

4분에 한 번씩 시계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는 등대 같은 여신상이다.

 

 

 

동상 자체는 만든 지가 얼마 되지 않았으나

이곳에서 열렸던 유럽 최대의 기독교 수장들의 회의,

즉 육백년 전 ‘콘스탄츠 공의회’를 풍자하는 스토리 있는 석상이다.

 

 

 

동상은 소설가 발자크의 ‘미녀 앵페리아(La belle Impéria)’에서 유래한다는데

이 단편은 ‘콘스탄츠 공의회’를 풍자한 소설로 ‘임페리아라’는 이름의 한 창녀가

왕과 교황을 모두 유혹하는 "막장 삼각관계" 이야기를 담고 있단다.

 

 

 

즉 이곳에서 열렸던 ‘콘스탄츠 공의회’의 주역이었던 신성 로마의 황제

‘지기스문트’(Sigismund von Luxemburg)와 이곳에서 새로 뽑힌 교황

‘마르틴 5세’(Martin V)를 싸잡아 놀린 의미 있는 동상이다.

 

 

 

육감적인 여자의 몸과 그 손에 올라앉은 왜소한 두 남자를 구경하는 것도 볼거리지만

등대의 불빛처럼 정치와 종교의 타락을 세상을 향해 경고하는데

 

 

 

넓은 호수를 바라보는 시원한 느낌을 한층 더 고조시켜 주는

종교개혁의 원조 독일다운 화끈한 동상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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